전문가들, "강물 흘러갔으면 됐을 텐데"…환경단체, "신곡수중보 철거 해야"

폐사한 채로 녹조와 함께 수변으로 떠밀려 온 신곡수중보 상류 지점의 물고기들 모습. 출처=서울환경운동연합

 

[환경TV뉴스] 신준섭 기자 = 한강 하류인 방화대교-신곡수중보 구간의 수생태계가 마비 상태다. 물고기는 떼죽음을 당하고 녹조 발생도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전문가들과 환경단체는 상류에서부터 시작된 문제라기 보다는 신곡수중보가 물 흐름을 막고 있는 구간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복원을 위해서는 보를 해체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은 29일 오전 11시 경기도 고양시 행주대교 북단 행주나루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신곡수중보를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들은 우선 최근 발생한 한강 하류 녹조 현상의 원인으로 수위 저하와 서울시 하수처리시설에서 유입된 오염원을 꼽았다.

서울환경연에 따르면 한강 하류 생태계 유지를 위해서는 팔당댐이 초당 171톤을 방류해야 한다. 하지만 팔당댐은 지난 17일부터 171톤 이하로 방류를 시작해 27일에는 초당 120~130톤을 방류했다.

팔당댐 방류량 감소 원인으로는 가뭄 영향과 함께 수도권 과잉 개발로 광역상수도에서 쓰는 물의 양이 늘어난 점이 꼽혔다.

하수처리시설에 초기 빗물 처리시설이 부족하다는 점도 녹조 발생과 같은 수질 악화의 근거로 제시됐다. 행주대교 상류 3㎞ 정도에 위치한 난지물재생센터가 26일 20㎜가량 내린 빗물과 함께 강으로 흘러 들어간 오염원들을 제대로 여과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그나마 신곡수중보가 없었다면 강 흐름에 따라 흘러 갔을 오염원들이지만, 보에 막히면서 오염원이 강바닥으로 침전되고 녹조 현상을 가속화했다는 게 환경연합의 분석이다.

이현정 국토환경연구원 박사는 "행주나루터에 발생한 녹조는 비가 왔을 때 하류로 흘러가야 하는데 신곡수중보에 막혀 계속 쌓여 악화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서울환경연 측은 "날로 심각해지는 한강 생태계의 위기를 극복하고 한강 자연성 회복의 첫걸음을 떼는 것은 신곡수중보 철거부터다"라고 주장했다.

물고기들의 폐사 역시 이같은 상황과 연관이 깊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신곡수중보 인근은 27일 오전부터 28일까지 숭어·뱀장어 등 민물에 사는 어류 수백 마리가 폐사한 채 발견됐다. 그 주요 원인으로는 오염원의 침전으로 물 속의 산소량, 즉 용존산소량이 부족해졌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 상황 역시 녹조와 마찬가지로 신곡수중보에 막힌 오염원의 침전이 주 원인이라는 설명이다. 오염원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물 속의 산소를 소비해서다. 

김정욱 서울대 환경대학원 명예교수는 "폐사한 물고기들은 상류에서 떠내려 온 것이 아니라 이 지역에 살고 있는 물고기들"이라며 "산소가 없어서 죽은 것으로 판단되는데, 신곡수중보 하류에서는 죽은 물고기들이 없는 것으로 봐서 강물이 흘러갔으면 일어나지 않았을 문제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편 환경부는 '실시간 수질정보시스템'을 통해 4대강과 주요 지류를 대상으로 실시간 수질을 감시하고 있다. 하지만 한강과 같은 경우 해당 시스템은 하류의 수질 모니터링 결과를 확인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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