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누룩에서 추출한 국내산 '균주' 모습. 출처=국립생물자원관

 

[환경TV뉴스] 신준섭 기자 = 그동안 일본산 균주를 사용해 왔던 막걸리 생산에 국내산 균주 도입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우리나라 전통 누룩에서 발견한 우수 균주의 양산이 가능해지면서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전통 누룩에서 막걸리 제조에 사용할 수 있는 균주 3종을 분리해 지난 22일 특허를 출원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에 특허를 출원한 균주는 2013년부터 김계원 한경대 교수, 이인원 서울대 교수, 박천석 경희대 교수 등과 함께 진행해 온 27종의 누룩 내 생물자원 조사 과정에서 확보한 212종 균주 중 일부다. 다른 균주들과 달리 막걸리 등 전통술의 양산에 적합한 종자라는 설명이다.

현재 국내 유통되고 있는 막걸리는 대부분 일제 강점기 당시 일본에서 들여 온 '입국'이란 주조 과정을 사용하고 있다. 입국은 쌀로 빚은 고두밥에 인위적으로 곰팡이균을 넣어 막걸리 주조 시 필요한 균주와 효모 중 균주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여기에는 '아스파질러스 가와찌'라는 일본 학자 이름이 붙은 균주가 사용된다. 균일한 품질 확보가 어려운 전통 누룩을 통한 막걸리 제조 방식과 달리 양산과 규격화, 대량 생산에 적합한 균주라는 점이 지금까지도 사용돼 온 이유다.

김재호 한국식품연구원 박사는 "일제강점기 때 산업적 생산을 하기 위해서 일본인들이 편리에 의해 그 곰팡이를 가지고 들어 왔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문제는 지난해 생물 유전자원의 이익을 공유한다는 내용의 국제 협약인 나고야 의정서가 발효됐다는 점이다. 향후 입국 방식을 사용할 경우 일본에 로열티를 지불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나고야 의정서가 각국의 전통 지식도 해당 국가의 자산으로 인정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서다.

때문에 생물자원관은 이번에 특허 출원한 균주들의 기술을 중소 막걸리 제조 업체에 이전, 기존 입국 방식을 대체할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상배 생물자원관 관장은 "이번에 확보된 균주 3종은 전통주 제조업체에 우선 보급하여 막걸리 및 전통주 제조에 사용될 수 있도록 기술이전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빠르면 8월쯤 시제품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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