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TV뉴스] RE. 동네 마트나 주점, 우리 주변 어디서나 쉽게 만날 수 있는
막걸립니다.

서민들의 술로 오랜 세월 사랑을 받아오다, 최근 몇 년 사이엔
웰빙 바람을 타고 더욱 각광받고 있습니다.

시장 규모도 점점 커져 지난해 막걸리 시장 규모는
8천억원에 이릅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술로 해외로 수출도 하고 있지만,
사실 막걸리의 핵심 원료엔 한 ‘일본인’의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막걸리를 만들기 위해선 막걸리 숙성에 꼭 필요한 일종의
‘곰팡이균’이 들어가는데, 이 곰팡이 균이 바로
‘아스파질러스 가와찌’라는 낯선 이름을 갖고 있습니다.

일제 강점기 당시 일본이 우리 전통주의 명맥을 끊기 위해
‘입국’이라는 일본식 주조 과정으로 막걸리를 만들어 내며
막걸리 핵심 균에 ‘가와찌’라는 일본 생물학자의 이름을 붙인 겁니다.

INT. 김재호 박사/ 한국식품연구원
"입국에는 아스파질러스 가와찌라고 하는 지금 산업계에서는 산 미생물들만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때 산업적 생산을 하기 위해서 얘네들(일본인)은 누룩이라는 것을 만들 줄 모르니까 자기들의 편리에 의해 그 곰팡이를 가지고 들어 온 거죠"

지금도 막걸리는 대부분 ‘가와찌 균’을 투입하는 일제 때 제조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문제는 지난해 생물 유전자원의 이익을 공유한다는 내용의 국제 협약인 나고야 의정서가 발효된 점입니다.

향후에도 ‘입국’ 방식을 사용할 경우 일본에 로열티를 지불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나고야 의정서가 생물자원과 함께 전통 지식도 해당 국가의 자산으로
인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INT. 김계원 교수/ 한경대학교
“꼭 양조 산업뿐만이 아니라 굉장히 중요한 생물자원이라고 봐요”

누룩을 이용한 우리 전통의 술 제조 방식은 인위적으로 균을 주입하는
입국이 아닌 자연 발효 방식을 씁니다.

문제는 양산과 규격화, 대량 생산이 가능하면서도 일정한 풍미와 품질을 유지하는 조합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민간에서 전통 누룩을 840여 종이나 복원했어도
아직 상용화하지 못하고 있는 이윱니다.

전문가들은 막걸리 제조업체들이 대부분 영세한 점을 감안해,
국가 차원의 균주 연구를 통한 생물자원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단순히 막걸리뿐 아니라 항산화 화장품 재료 등
생물자원 연구의 적용 가능성과 범위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입니다.

박록담 소장/ 한국전통주연구소
“무엇보다도 누룩에 대한 미생물 연구가 국가 차원에서 우선 진행돼야 되고, 그것이 민간에 확산돼서 민간에서도 그것을 자연스럽게 수용할 수 있는 기술들을 습득해야겠죠. 그 연구가 최우선이라고 보고요.“

발등에 떨어진 불, 나고야 의정서.

진정한 ‘우리 것’을 지키고 만들어내기 위해선 정부와 업계의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환경TV 신준섭입니다.

sman321@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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