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보건시민센터, 4일차 마지막날 현장 분위기 전해

[환경TV뉴스] 신준섭 기자 = 어린이 피해자를 포함해 7인으로 구성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의 옥시레킷벤키저 영국 본사(레킷벤키저) 방문이 지난 22일(현지시간) 끝을 맺었다. 레킷벤키저 측은 그러나 4일간의 항의에 내용 없는 문서 한 장을 제출하는 불성실한 모습만을 보였다는 전언이다.

환경보건시민센터가 23일(현지시간) 영국에서 보내온 마지막날 편지에 따르면 이들은 22일 오전 본사 간부진들과 미팅을 가졌다.

이들은 피해자 대표단이 요구한 사과를 하지 않았다. 대신 1장의 문서만을 대표단에게 전달했다는 설명이다.

피해자대표단은 '사회적 합의기구 구성'도 제안했다. 여기에 대해서 역시 답변하지 않고 대신 한국으로 돌아가면 한국 지사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대할 것이라고만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대표단의 한명이며 부인을 가습기살균제로 잃은 맹창수씨는 문서를 찢어 버리고 회담장을 박찼다. 그는 "내가 이따위 하나마나 한 이야기 적어놓은 종이 한 장 받으러 여기까지 온 줄 아느냐"며 "영국법원에 소송을 걸어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19~22일까지 4일간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까지 레킷벤키저 본사 앞 항의 시위와 국회의사당 앞에서 참사를 알리는 활동을 했다. 또 늦은 오후에는 망자를 추모하는 촛불 캠페인도 펼쳤다.

이같은 이들의 활동에 현지 시민들도 큰 관심을 보였다. 동행한 환경보건시민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피해자 대부분이 아이들과 엄마들이라는 말에 모두들 놀랐다고. 현장에는 피해자인 강나래(8·여) 어린이까지 동행해 좌중의 안타까움을 샀다.

방문단은 4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하며 "나래는 언론사나 사람들이 수시로 와서 사진 찍자고 할 때마다 기꺼이 응해주고 흥얼거렸다"며 "가습기살균제로 폐가 굳은 환자인 나래가 마음이 굳은 어른 환자들을 보살펴주었다"고 회고했다.

한편 환경보건시민센터가 현재까지 확인한 전체 피해자는 530명이며 사망자는 142명이다. 이중 옥시레킷벤키저 제품을 사용한 이들은 403명이고 사망자는 100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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