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Time지 선정 환경영웅·2003년 골드만상 수상
"시민참여가 많을수록 오염도 줄어들어"
"환경문제 경험한 선진국, 동일 모델 후진국 전수"

[환경TV뉴스]김택수 기자 = 2000년 필리핀 케손시티에서 폭우로 인한 쓰레기산이 붕괴돼 300명이 죽고 500채 이상의 가옥이 파괴되는 참사가 발생했다. 이를 계기로 필리핀의 환경운동가들은 소각장 건설 반대운동과 폐기물 재활용 정책을 강력히 밀어붙여 정부를 변화시켰다. 이를 주도한 인물이 본 헤르난데스(48·사진) 그린피스 인터내셔널 글로벌발전 이사다.

12일 성황리에 치러진 2015 그린아시아포럼에는 환경 노벨상이라 불리는 골드만 상의 역대 수상자 10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 2003년 수상자인 그도 자리했다. 본지는 그와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본 헤르난데스 이사는 "환경 문제는 전 지구적 차원의 문제이므로 성실함, 공동체 의식 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하지만 주요 환경지표는 낭떠러지를 향해 계속 질주하는 듯하다. 이는 과잉소비를 부추기는 경제개발모델에 원인이 있으며 소외된 것을 파괴하는 구조로 가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본 이사는 "국외 폐기물을 재활용을 목적으로 국내로 옮겨왔으나 이로 인한 환경파괴가 날로 극심해지고 있다"며 "각국 정부는 아무 문제없다는 식으로 패러다임을 만들면서 국민을 속이므로 환경운동가들의 노력이 필요한 거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한국에서도 유사한 일이 발생하고 있다. 일본 환경성은 매년 폐기물 처리현황의 석탄재 수출 대상국란에 '한국'이 버젓이 명시하고 있다. 반면 국내의 석탄재는 남아돌고 매립장을 지을 땅조차 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그는 "지속적일 수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내 집 앞에 안되는 것은 다른 집 앞에도 안되는 것"이라며 "이미 환경문제를 경험한 선진국들이 동일한 경제모델을 후진국에게 전수하려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 중국 인도 등 신흥국들은 기존 패권국의 경제모델이 아닌 새로운 경제모델을 찾아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약소국은 강대국의 경제모델을 반대하면서 얻는 불이익 때문에 목소리를 높이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한국의 환경을 위해 노력하는 모든 이에게 메세지를 전했다.

헤르난데스 이사는  "위험에는 법칙이 있다. 부정부패와 환경오염도는 비례한다. 반면 건강한 사회에서는 시민참여가 많을수록 오염도는 줄어든다. 미래사회의 건강한 환경을 위해 관심과 참여가 제동장치가 될 수 있으며 다른 길을 열어줄 열쇠가 될 것이다"라고 당부했다.

본 헤르난데스(Von Hernandez)는 1999년 필리핀에서 소각장 건설을 금지시키는 ‘청정대기법(Clean Air Act)’을, 2001년에는 재활용 위주의 쓰레기 관리정책을 골자로 한‘생태적 고형폐기물 관리법’을 각각 제정하게 만든 일등 공신이다. 그는 이 공로로 2003년 ‘골드만 환경상’을 받았다. 2007년에는 타임지 선정 환경영웅(Hero of Environment)으로 뽑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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