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 "중국 성장 둔화 이미 본격화, 대책마련 시급"
구조조정 ·고부가가치화·동남아 신흥시장 적극 공략해야

[환경TV뉴스]김택수 기자 = 국내 석유화학산업계의 최근 실적 악화가 과도한 중국 의존에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 나왔다.

산업연구원(KIET)은 6일 발표한 '차이나 리스크에 직면한 석유화학 산업의 대응방향' 보고서에서 "석유화학 산업은 중국의 자급률 상승과 중동 등 후발국의 추격, 북미 셰일가스 기반 화학제품의 아시아 시장 유입 임박 등 각종 위협에 대비해야 한다"며 "양적 성장 위주 전략에서 벗어나 질적 구조 개선에 나서는 패러다임 전환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석유화학산업은 2014년 에틸렌 환산 생산능력 기준 850만톤이다. 세계4위 규모로, 대표적인 효자산업이었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경기회복 지연, 수익성 악화 등의 악재로 실적이 크게 악화되고 있는 상태다. 그 핵심 원인이 중국 의존도라는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보고서는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나 자급률 상승이 앞으로도 지속할 것이란 점에 비춰 이른바 '차이나 리스크'가 이미 본격화됐고 향후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를 토대로 보고서는 "종전의 양적 성장 위주 전략에서 벗어나 과감한 구조조정과 질적 고도화로 산업 발전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수년 내 미국의 셰일가스 기반 에틸렌 유도품 중 초과생산분이 이르면 2017년쯤부터 아시아 및 유럽 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도 변수로 들었다. 셰일가스 혁명으로 미국의 저렴한 에틸렌계 유도품 수출은 중장기적으로 국내 석유화학산업에 큰 위협요인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남장근 KIET 산업연구원은 "국내기업 간 M&A를 통해 대형화에 의한 규모의 경제 확보, 업체수 감축으로 과당경쟁 체질 개선 등 과감하고 신속한 구조조정을 단행이 필요하다"며 "현재 정부가 ‘사업재편지원특별법’ 제정을 추진 중이다. 우량기업의 구조조정 촉진과 투자촉진 효과 극대화를 위해 기업의 사업재편 관련 패키지형 지원 프로그램을 서둘러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남 연구위원은 "기술경쟁력이 중시되는 고기능성 화학소재 및 친환경 제품 위주로 사업구조 개편을 가속화해야 한다"며 "중국시장 의존도를 낮추는 대안은 동남아 등 신흥시장을 적극 공략함으로써 경쟁력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석유화학 제품의 총수출액 중 홍콩을 포함한 중국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2년 수교 당시만 해도 29.8%에 머물렀다. 그러나 이후 매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면서 최근 50%를 상회했다.

2010∼2015년 1분기 누적 수출액 기준으로 석유화학 제품은 국내산업 중 디스플레이(67.0%), 반도체(57.4%) 다음으로 중국수출 비중(50.3%, 1172.59억 달러)이 매우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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