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산업기술원, 제강 환원슬래그로 속경시멘트 제조하는 기술 세계 최초 개발

SAT에 의한 공기냉각(왼쪽)과 공기에 의해 급랭된 환원슬래그 입자. 출처=한국환경산업기술원

 

[환경TV뉴스] 신준섭 기자 = 그동안 산업폐기물로 매립해 오던 '환원슬래그'를 고부가가치의 시멘트로 재활용하는 기술이 국내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환원슬래그란 고철을 철로 재활용할 때 발생하는 철강 폐기물의 한 종류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환원슬래그로 빨리 굳는 성질을 지닌 '속경시멘트'로 제조하는 기술의 상용화에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기관인 에코마이스터와 함께 개발한 이 기술은 고철을 철로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 액체 상태의 환원슬래그를 급속 냉각한 후 이를 분쇄해 첨가제를 혼합해 속경시멘트를 만드는 공법이다.

속경시멘트는 굳히는 데 20일 이상 걸리는 일반 시멘트와 달리 적게는 3시간에서 7일이면 굳힐 수 있다. 도로 긴급보수, 콘크리트 수중작업 등에 활용된다. 국내에서만 연간 300억원 규모의 시장이 형성돼 있다.

이 기술의 핵심은 급속 냉각 기술인 '슬래그 아토마이징 기술(SAT)'이다. 해당 기술의 국내외 특허를 통한 후방 효과까지 볼 수 있다는 게 기술원의 설명이다.

여기에 산업폐기물 발생량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장점 중 하나다. 한국철강협회의 2013년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연간 발생하는 산화슬래그는 모두 72만톤이다. 폐기물 처리 비용으로 연간 43억원이 소요돼 왔다.

하지만 이 기술을 통해 재활용할 경우 산술적으로 폐기물 처리비용 '제로화'와 함께 이산화탄소 발생 저감 등의 효과까지 볼 수 있다. 기존 속경시멘트와 달리 고온 제조 공정이 없어 에너지 소비량이 기존 대비 8%에 불과해서다.

에코마이스터 관계자는 "전라북도 군산에 이미 연간 1만2000톤 규모의 속경시멘트 제조공장을 구축했다"며 "이는 8시간 기준으로, 24시간 가동하면 3만6000톤까지 처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제조한 속경시멘트의 단가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점도 장점이다. 기술원에 따르면 80% 이상의 수입산 속경시멘트 중 중국산의 평균 단가는 톤당 40만원 정도다. 이를 도로보수재에 쓸 경우 60만~80만원에 거래된다.

이에비해 환원슬래그를 활용한 속경시멘트의 생산 단가는 톤당 30만원 이하라는 설명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까지 넘보는 이유다.

기술원 관계자는 "전세계 환원슬래그 발생량은 약 1700만톤으로 추정된다"며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해외에도 이번 기술 수출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어 관련분야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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