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TV뉴스] 신준섭 기자 = 지난 5일 유엔생물다양성 청소년총회가 열린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 컨벤션센터. 이 행사를 주관한 사단법인 에코맘코리아의 하지원 대표가 행사의 대미라 할 수 있는 시상식에서 인삿말을 하기 위해 마이크를 잡았다.

하 대표는 유엔생물다양성 청소년총회의 조직위원장인 권성동 의원(새누리당)을 소개하면서 홀을 가득 메운 참가 학생들에게 '여러분이 좋아하는 검사 출신'이라는 표현을 썼다.

권 의원이 검사 출신이라는 점을 상기시키기 위한 멘트였겠지만, 듣기에 따라서는 아주 부적절한 말이다. 그 자리에 모인 청소년들은 생물자원 및 생태계보호에 각별한 애정과 관심을 갖고 2박3일을 보낸 것이지 검사를 '선망'해서는 결코 아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권 의원은 이날 시상식 내내 자리를 지키며 청소년들을 격려했다. 많은 참가학생들과 개별적으로 수차례 사진도 찍었다. 생물다양성이란 의제를 이끈 청소년들은 권 의원을 비롯,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한 마디를 할 때마다 귀를 쫑긋했다.

"게임을 하거나 컴퓨터를 하는 것도 아닌데, 생물다양성에 관련된 토론과 결의문을 작성하기 위해서 거의 밤새면서 아이들이 일했어요"라는 하 대표의 평가가 허언이 아님을 보여 준 장면이다.

하지만 불과 사흘 후인 지난 8일, 권 의원은 파행 논란을 빚은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 회의장에서 스마트폰으로 '비키니'를 보다가 언론에 들켰다. 2박3일 동안 밤낮없이 토론하고 탐구했던 청소년총회 참가 학생들이 그런 권 의원의 모습에서 무엇을 느낄까.

환노위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권 의원은 국감 첫 날 환노위 파행에서 야당과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그래서 일을 안 했다는 비판의 중심에 섰다. 이렇게 언론의 뭇매를 맞은 뒤 우여곡절 끝에 시작한 국감에서 '청소년들이 결코 좋아하지 않을' 부적절한 모습을 보인 것.

청소년총회의 슬로건은 '미래는 우리의 것'이었다. 하지만 미래를 만드는 청소년들에게 '윗물'이 어떤 모습을 보이는 가는 매우 중요하다. 국감을 하면서 비키니를 본 권 의원의 행태가 더욱 부적절하게 비쳐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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