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정부는 배출권거래제와 저탄소차협력금제를 원안대로 내년부터 시행하라
<전문>정부는 배출권거래제와 저탄소차협력금제를 원안대로 내년부터 시행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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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8.11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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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TV뉴스] 내년 1월부터 시행될 예정인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를 피하기 위해 산업계가 억지를 부리고 있다. 지난달 15일 전경련 등 23개 경제단체가 배출권거래제 시행을 2020년 이후로 연기하자는 의견을 낸 데 이어 지난달 말 열린 긴급토론회에서는 배출전망치(BAU)를 재산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10일에는 “배출권거래제가 예정대로 시행되면 국내 생산물량의 해외 이전, 위기 기업의 경영 악화 등 국내 산업에 심각한 타격이 우려된다”는 전경련의 보도자료가 나왔다. 이미 업계와 정부 부처들의 합의를 거쳐 관련 법률과 시행령까지 통과된 마당에 산업계가 이제 와서 법을 이행할 수 없다고 버티는 것은 국회와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다. 또한 박근혜 정부 제2기 내각 출범의 과도기를 틈 타 배출권거래라는 시대적 과제를 회피해 보려는 기회주의적 행태다.
 
산업계도 문제지만, 정부가 불과 몇 달 사이에 서로 모순되는 행동을 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배출권거래제 관련법에 정해진 배출권할당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취임 직후 마땅히 소집했어야 할 회의를 소집하지 않았다. 그 때문에 ‘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라 배출권거래제 시행 6개월 전까지 마련돼야 할 배출권할당계획이 확정되지 않았고, 7월 말까지 고시해야 할 할당지정업체 지정도 하지 못했다. 이를 위한 행정절차 처리 최종시한이 8월말로 돼 있기 때문에 배출권거래제의 내년 초 시행여부가 불투명하다.
 
배출권거래제 기본계획은 지난 1월 28일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확정된 것이다. 그런데 시행을 불과 몇 달 앞두고 재계 부담이 늘어난다는 이유로 기본계획을 흔들려고 한다면 이 정부는 정상적인 조직이 아니다. 최 부총리는 7월 22일 “제도의 취지를 살리되 기업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경제계와 관련 부처가 협의해 결론을 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배출권거래제 시행 시기는 2013년에서 2015년으로 이미 한 차례 연기됐고, 감축 할당량도 삭감해 줘 ‘대기업 특혜’라는 지적까지 받았다. 기업 부담에 대해 사회적 합의가 이미 이루어진 것이다. 그 사이에 경제 사정이 더 나빠진 것도 아니다.
 
많은 논의를 거쳐 이뤄진 사회적 합의를 번복하려면 ‘특별한 사정’에 대한 구성원들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특별한 이유가 없는데도 배출권거래제를 무력화하려는 산업계의 시도는 사회적 합의와 국회 입법권을 침해하는 행위다. 2008년 이명박 정부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20년까지 BAU대비 30% 감축하겠다”고 한 국제적 약속을 저버리는 것이기도 하다.
 
정부 일각에서 배출권 할당을 늘리거나 과징금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배출권의 특성상 조금만 과다 할당되더라도 거래 가격이 엄청나게 떨어지고, 시장이 제 기능을 못할 수 있다. 우리는 환경부가 의지를 갖고 배출권거래제 원안을 관철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지, 기획재정부가 제도 취지를 살리려고 하는 지를 끝까지 지켜볼 것이다.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또 다른 정책수단인 저탄소차협력금제도 역시 내년 1월부터 시행될 예정이지만, 석연치 않은 이유로 시행 시기가 늦춰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제도 역시 시행시기가 이미 한 차례 연기됐고, 부과금 대상구간도 대폭 축소키로 했는데 국내 자동차제조업체들은 그마저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이 제도가 잘 정착되면 탄소 배출량에 비례, 또는 반비례하는 부과금이나 보조금만큼 자동차 값이 싸지거나 비싸짐에 따라 유독 우리나라에 두드러진 중·대형차 선호 성향이 완화되고, 도시의 대기질이 개선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수송 부문의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은 물론이고, 국민들의 소비패턴 변화를 유도해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수준을 높일 수도 있다.
 
배출권거래제는 가장 적은 비용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수 있도록 해 준다. 저탄소차협력금제도 역시 배출권거래제와 같은 보상-불이익 메카니즘으로 작동하지만, 생산자들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거래를 하게 하는 점이 다를 뿐이다. 기후변화 완화정책 가운데 가장 시장친화적인 두 제도마저 거부한다면 대체 무슨 수단으로 온실가스를 줄이겠다는 것인가.
 
기후변화는 지구환경과 인류의 존망이 걸린 근본적인 문제다. 최소한의 대응에 불과한 배출권거래제를 유야무야하려는 것은 국민과 인류의 앞날에 눈을 감는 무책임한 처사다. 배출권거래제와 저탄소차협력금제는 반드시 내년부터 법률 원안대로 시행되어야 한다. 산업계와 기획재정부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와 환경부의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촉구한다.

2014년 8월 11일
한국환경기자클럽 회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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