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의 양면…상반되지만 서로 보완하는 상호의존적 관계

[환경TV뉴스] 이규복 기자 = '건선'은 피부에 울긋불긋한 반점이나 석고를 발라놓은 듯한 인설 등이 쌓여 환자에게 적잖은 스트레스를 준다. 전신 어느 부위든 유발될 수 있어 눈에 확 들어오는 얼굴이나 팔과 다리에 병변이 심한 사람은 대인기피증이나 우울증을 겪기도 한다.

아직까지 현대의학으론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근본적인 치료를 할 수 없어 발만 동동 구르는 경우가 적잖다. 유전, 면역세포의 과잉활동 등이 원인으로 추정될 뿐이다. 게다가 치료를 받아도 악화·호전이 반복돼 조금 나았다 싶으면 다시 울긋불긋 올라오는 병변에 질려 치료를 포기하는 사람이 많다.

서양의학이 주류를 이룬 오늘날에도 양방치료에 실망하거나 지친 사람 중 상당수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한의원을 찾는다. 처음부터 한의원을 찾는 사람은 드물고 대개 재발을 몇 번 반복한 뒤 ‘최후의 보루’로 한방치료를 선택한다.

조월태 단한의원 원장은 “현대의학과 한의학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며 “두 의학은 서로 상반되는 점이 있지만 분리될 수 없고 서로 보완하는 상호의존적인 관계가 되야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 의학은 각각 독립돼 있고 고유한 영역이 있으며 상호간 대등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대의학이 분석적이라면 한의학은 종합적이다. 현대의학에선 인체를 과학실험을 바탕으로 한 부분적이며 분석적인 방법으로, 한의학은 동약철학의 전체적이고 종합적인 관점으로 관찰한다.

현대의학은 질병이 생겼을 때 국소적 치료법, 내·외과적 치료를 행한다. 특히 외과적 수술은 한의학보다 훨씬 우위에 있는데 수술법이 발전하면서 남용되는 면도 없지 않다.

현대의학은 외인(外因)을, 한의학은 내인(內因)을 중시한다. 현대의학은 미생물에 의한 질병이나 외상 등 외인성 질병의 치료를 중심으로 발달했다면 한의학은 질병의 원인을 오장육부 기능의 강약차이로 규명하려 한다.

한의학에선 환자를 ‘조화가 깨진 하나의 생명체’로 인식하고 질병이 국소적이더라도 개체 전체가 불완전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본다.

건선을 보는 시각도 여기서 차이가 난다. 서양의학에서는 자외선치료, 바르는 외용제(스테로이드 또는 면역억제제), 수술 등으로 해결하려 한다.

반면 한의학에서는 병변이 피부에 있어도 질병의 형태, 발생원인 등을 진단하며 인체의 전체적인 측면에서 개선하려 한다. 따라서 초기에는 효과가 더딘 것 같지만 결과적으로는 질병의 원인과 신체의 전체적인 상태를 조절해 재발의 우려 없이 호전된다.

 

 

조 원장은 “한방치료는 자기 자신의 부조화를 스스로 개선하는 ‘자연치유력’에 기반한다”며 “면역력을 강화시키고 활성화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이는 한의학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건선은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없고 독립적인 질환이라기보다 인체의 다른 기관의 기능 이상이나 질병과 관련된 증상으로 여긴다”고 덧붙였다.

한방에서는 건선을 발생시키거나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성별·나이·기후·연쇄구상구균 감염·스트레스·음식·상처·습기·내분비질환·피로 등을 꼽는다. 이들 요소가 인체에서 복합적으로 작용해 건선 발생에 영향을 끼친다.

한의학은 환자마다 약물에 대한 민감도가 다르고 효과 여부도 차이가 나는 만큼 체질과 증상에 따라 알맞은 치료약물을 개발해 처방한다.

단한의원에서는 몸속 면역력을 높이는 맥문동·감국·목단피·숙지황 등 약재를 중심으로 몇몇 약재를 가감해 건선을 치료한다.

조월태 원장은 “건선치료의 핵심은 적합한 치료약을 선택해 남용하지 않는 것”이라며 “일부 환자는 병을 치료하겠다는 마음이 급하고 절박해 여러 의사를 동시에 찾아가 한약과 양약을 함께 복용하는 경우가 적잖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행동은 치료를 지연시키고 치료효과를 감퇴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건선이 급히 퍼진 경우 외용제를 함부로 바르면 피부가 붉어지는 홍피증을 야기할 수 있다”며 “이를 삼가고 일단 한 가지 치료법을 선택했다면 의사를 신뢰하고 치료에 집중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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