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석학 '울리히 벡 뮌헨대 교수' 내한 강연

▲ 울리히 벡 교수(오른쪽에서 두번째) <사진 = 김택수 기자>

 

[환경TV뉴스] 김택수 기자 = “인간의 이성은 합리적이나 그 합리성은 아무도 예상치 못한 위험을 발생시킨다”

세계적인 석학 울리히 벡(Ulich Beck) 뮌헨대 교수는 현대사회를 위험사회로 규정한다. 체르노빌 원전사고가 발생한 1986년 그가 집필한 ‘위험사회-새로운 그대를 향하여’는 20세기 말 유럽 사회분석서 중 가장 영향력 있는 책 중 하나로 손꼽힌다.

8일 현대사회를 이해하는 핵심용어와 관점으로 자리잡은 울리히 벡 교수가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후변화와 위험사회에 던지는 함의’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벡 교수는 “기후변화는 기존의 사회적 불평등, 민족국가의 경계선 등 전통적인 사회개념들을 글로벌한 시각으로 변화시키는 기능을 한다”라며 위험의 전지구적 성격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국민국가의 틀을 벗어나 넓은 시각, 즉 코스모폴리탄적 관점을 주문했다. “기후 문제는 다음 세대를 포함하고 있지만, 그들에게 현재는 의사결정권이 없다는 점이다”며 다원적이고 복합적인 사고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또한 울리히 벡 교수는 이성과 과학에 대한 맹목적 신뢰를 벗어던지고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한 ‘성찰적 근대화’를 언급했다.

이에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는 강연에서 “벡 교수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나쁜 것’이 만들어내는 ‘좋은 결과’”라며 “위험을 똑같이 짊어지고 있다는 의식이 사회 구성원의 단결과 유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밀했다.

반면 패널토의에서는 벡 교수의 가설이 동아시아 사정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첸 유린 칭화대 교수는 “민족주의 몰두가 아직도 존재하는 동아시아, 특히 중국의 패턴은 유럽과도 남미와도 다르다”며 “13억 인구인 중국은 공해, 제도, 경제 등의 인식에도 상당한 개선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홍찬숙 서울대 여성연구소 교수는 “벡 교수는 경제성장 부작용이 가져오는 부정적 효과를 강조하기보다 오히려 위험이 긍정적 효과를 불러온다고 설명했다”며 “이는 자신의 정치적 낙관주의를 강화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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