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TV뉴스] 이규복 기자 = 드라마에서 갑자기 ‘욱’ 하며 입을 막고 뛰쳐 나가는 여성의 뒤로 ‘새아기가 임신한 것 같다’는 말을 주고받는 장면을 흔히 볼 수 있다. 시도 때도 없이 입덧으로 구역·구토를 달고 사는 산모 당사자는 물론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도 함께 괴롭다.

입덧은 임신 초기에 느끼는 구역 및 구토 증상으로, 주로 임신 초기에 발생하는 소화기 계통의 증세를 통칭한다.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보통 임신 4~8주 사이에 시작돼 약 35일 정도 지속되다가 임신 22주부터 점차 사라진다.

이른 아침 공복 때 구역질 및 가벼운 구토, 식욕부진, 음식물에 대한 기호 변화 등이 특징이다. 전체 임산부의 70~85%에서 나타나며, 일종의 생리적인 현상이다.

개인에 따라 입덧의 정도가 다르게 나타나며, 입덧이 아예 없는 사람도 있지만 보통 특정 냄새나 음식에 반응하는 수준을 보인다. 심한 경우 모든 음식에 오심과 구토를 불러일으켜 음식물섭취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김미경 호산여성병원 산부인과 과장은 “입덧의 가장 큰 문제는 산모는 물론 태아에게 전해져야 할 영양분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하고 산모의 체력을 손실하게 하는 주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처음엔 생활습관 교정으로 완화해보다가 탈수증 등 증세가 심각해지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입덧의 원인은 아직까지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김미경 과장은 “임신 중 입덧 증상은 임신호르몬(융모성 성선자극호르몬, human chorionic gonadotropin, HCG) 수치와 관계가 깊다고 알려져 있다”며 “임신으로 인한 임신호르몬(hCG) 증가는 난소의 에스트로겐 분비를 자극하는데, 이 호르몬이 입덧을 증가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입덧 예방의 기본은 증상을 유발시키는 특정 냄새와 음식을 피하는 것이다. 냄새에 예민한 사람은 자주 환기시켜준다. 캔들이나 우드스틱 등 방향효과를 주는 제품을 이용하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다. 레몬, 라임, 오렌지, 계피 계열의 향이 무난하다.

포만감이 느껴질 정도로 식사하는 것을 피하고 적은 양의 음식을 자주 먹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끼니 사이에 간식 등으로 단백질을 공급하면 혈당량 조절에 도움이 되고 입덧 증상이 완화된다. 일부에게는 짠 음식이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어 감자칩이나 짠 비스켓류를 먹어본다. 만약 아침입덧이 심하면 일어나자마자 말린음식, 고단백스낵, 크래커 등을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

수분 공급이 중요하므로 소량의 물을 자주 마시고 음료는 하루에 2ℓ, 약 8컵을 먹는 게 추천된다. 미지근한 물보다 찬 음료가 입덧을 견디기 쉽게 한다. 이때 얼음조각을 넣어 마시는 것도 탈수를 예방해준다. 물을 마시는 것조차 힘든 사람은 이온음료를 마시며 탈수를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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