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TV뉴스] 박기태 기자 = '남의 생손이 제 살의 티눈만도 못하다'는 옛말이 있다.

다른 사람이 생명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고통스러운 일을 당한다 해도 나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면 대단하지 않게 생각한다는 뜻이다.

최근 벌어지는 행태를 보면 이 말이 사람의 본성을 정확하게 꼬집는 것 같다.

지난 16일 오전 8시55분쯤 인천항을 출발해 제주도로 향하던 청해진해운 소속 '세월호'가 전라남도 진도군 인근 해상에서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수학여행과 환갑기념 여행 등으로 들떴던 승객 475명을 태우고 출항한 지 12시간 만이다.

이 사고로 22일 현재까지 생사가 확인되지 않는 이들이 198명에 이르고 104명은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다.  

아직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이들의 가족과 친척, 친구뿐 아니라 국민 대다수가 간절한 마음으로 소망하고 있다.

이들이 기적적으로 살아 돌아오길….

그런데 모든 국민이 같은 마음은 아닌 듯하다.

'남의 생손이 제 살의 티눈만도 못하다'는 말처럼 자신의 '이익'에만 눈멀어 남의 아픔을 이용하는 몇몇이 있어서다.

6·4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일부 후보들은 세월호 사고 애도를 빙자해 자신의 이름 알리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그런가하면 칠흑 같은 어둠속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을 이들의 고통을 '재미있는 놀이' 쯤으로 생각하는 모델도 있었다.

‘세월호 침몰' 사고를 악용한 스미싱(스마트폰 소액 결제 방식을 이용한 신종 사기수법) 사기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또한 '침몰한 세월호 선내에 생존자가 있다'는 가짜 구조요청 메시지가 유포되기도 했다.

이런 행태 모두가 썩은 동아줄이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구조 요청을 기다리는 실종자 가족들의 가슴에 두 번 못질했다.

남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헤아렸다면 이같은 짓은 벌어지지, 아니 벌어질 수 없는 일이다.

하루빨리 자신의 '작은 이익'만 보지 말고 남의 '큰 고통'을 먼저 헤아리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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