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한 미래 2030' 최윤식 박사, 로하스코리아포럼 조찬강연
"2~3년 내 가계부채라는 '도화선' 짤라야 한국의 미래가 있다"

[환경TV뉴스] 신준섭 기자 = 향후 2~3년간 '가계부채'를 털어내지 못한다면 '제2의 IMF'가 다음 정권 교체기에 도래한다는 무서운 예견이 한 개인의 입을 통해 흘러나왔다. 미래예측서 '대담한 미래 2030'의 저자 최윤식 박사가 그 예견을 던진 주인공이다.

최 박사는 4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로하스코리아포럼 조찬강연에서 "2008년 리먼사태를 통한 미국 위기와 2010년 유럽 금융위기는 10년간 위기의 전반부"라며 "봄이 오는 2020년 전까지 향후 5년의 위기는 아시아가 시발점이며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2~3배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그의 강의는 책을 토대로 시작됐다. 600여페이지의 장대한 분량과 어려운 내용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8월부터 6개월간 5만부 판매고를 기록한 최 박사의 저서 속에서 그가 바라 본 미래는 독자 입장에서 결코 아름답지 않다.

삼성의 몰락, 제2의 외환위기, 중국의 쇠락, 일본의 IMF 구제금융 신청 확률 70%, 미국의 반격 등 책을 통해 익히 알려진 그의 미래 시나리오를 듣고 있으면 암울하기만 하다.

최 박사는 "미국과 유럽의 경제위기 속에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가 선방했다는 것은 잘못된 인식"이라며 "아시아는 주력 수출 시장인 양 지역에 대한 수출 감소분을 새로운 신흥 시장에서 메꾼 것이 아니라 빚으로 부족분을 때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시기에 우리나라의 부채가 20% 늘어났으며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마찬가지였다"며 "미국과 유럽은 향후 2년 안에 회복세로 들어설텐데 아시아발 금융위기를 버틸 체력이 마련되는 이 시점이면 우리나라 또한 부채 청산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상황이 지속된다는 가정을 그대로 둔다면 결과는 암흑이다. 과거 5년간의 예측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최 박사의 예측 대로라면 이번 정부와 다음 정부의 연결 시점에 '제 2의 IMF'라는 시나리오가 현실화한다. 이미 가계부채 증가와 부동산 시장의 스태그플래이션, 공기업 재무건정성 등 징후도 다양하다.

그는 "1970년부터 1999년까지 전세계에서 28개국이 98번의 외환위기를 맞았는데 보통 1개 국가가 2번의 외환위기를 겪게 되며 그 주기는 20~25년이다"라며 "우리나라 역시 1997년 이후 다음 시기는 정권의 힘이 약해지는 정권교체기이며 이 때 터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경제가 '발생 가능한 미래'를 버틸 체력은 얼마나 될까. 현 시점에서만 본다면 약골 수준이다.

단적인 예로 삼성그룹의 쇠퇴 전망을 들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이자 '부의 쏠림 현상'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삼성이 한국 사회의 단상이란 얘기다.

최 박사는 "삼성그룹 임원의 70%가 삼성전자 소속이며 전체 수익의 70%가 세계 1위 스마트폰과 세계 2위 반도체에 쏠려 있다"며 "특히 스마트폰의 경우 과거 글로벌 1위를 차지한 IT기업은 반드시 맞이하는 가장 두려운 적인 '성장의 한계'라는 위기를 3~5년 안에 맞게 되는데, 의존도가 너무 높다"고 경고했다.

바꿔 말하면 쏠림 현상의 중심에 있는 기업 등 경제 주체가 무너졌을 때 이를 딛고 일어설 수 있는 '맷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 박사는 이 부분이 현 시점에서 경기 회복을 앞둔 미국과 그렇지 못한 우리나라의 차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의 제조업 비중은 낮지만 부품·소재 등 고도화 산업 중심이며 제조업의 절대적인 수치만 본다면 중국과 비슷한 제조업 최대 강국"이라며 "우리나라는 삼성이 무너지면 다음 주자가 나올 때까지 긴 시간이 걸리지만 미국은 애플과 구글이 무너져도 당장 제2·3 주자가 그 자리를 메꾼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라고 비교했다.

다행인 건 다양한 방향으로 갈려 있는 미래 시나리오가 모두 다 암울하지만은 않다는 점이다. 때문에 우리나라가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선 향후 2~3년 동안 위기에 대응할 준비가 필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특히 위기라는 이름의 뇌관에 도달하지 않기 위해서는 도화선을 짤라야 한다는 점을 중점적으로 지목했다. 바로 1000조에 육박하는 가계부채가 그가 지목한 도화선이다.

그는 "한국의 위기는 미국의 경기부양 4대 전략 중 하나인 금리인상 정책이 가시화되는 2015~2017년 사이에 시작된다"며 "이는 현 정부 말기쯤이면 자본수지, 무역수지에 이상이 생기는 형태로 가시화될 것"아라고 전망했다.

이어 "위기의 뇌관인 성장의 한계, 저출산, 고령화, 부동산 거품 붕괴 등으로 도달하는 도화선인 가계부채를 잘라내는 대책이 향후 20~30년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이번 정부 때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면 다음 정부가 모든 것을 떠안게 된다"고 내다봤다.

최 박사는 위기를 넘어서게 될 경우 위기라는 미래 시나리오가 다른 시나리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위기가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는 "개인과 기업, 정부가 2~3년만 준비를 잘 하면 충분히 넘어갈 수 있으며 이는 2020년을 전후로 한-중-일의 격차를 벌어지게 할 것"이라고 갈음했다.

최윤식 박사는? 미국 피닉스대학교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고 휴스톤대학교에서 미래학을 공부한 그는 현재 한국뉴욕주립대 미래원구원장직과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장직을 겸임 중이다. 저서로는 '대담한 미래 2030'과 '미래학자의 통찰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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