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한민국의 화제는 단연 할리우드의 영웅물 ‘어벤져스’의 내한 촬영과 이에 따른 교통통제에 관한 이야기다.

할리우드의 쟁쟁한 배우들이 한국을 찾는 것도 굉장한 사건이지만 여기에 더해 전세계적인 흥행영화의 속편이 한국을 배경으로 촬영된다는 것은 가히 ‘깜놀’이 아닐 수 없다.

어벤져스2의 간략한 내용은 한국의 연구소에서 개발한 물질을 악의 무리들이 빼앗으려 하고 이를 막기 위해 ‘아이언맨’ 등 소위 미국의 영웅들(?)이 한국에 몰려온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스타들이 대거 찾아오고 전세계에 방영되는 블럭버스터급 영화의 배경으로 대한민국이 소개된 다는 것은 분명 자랑스럽고 대견한 일이다.

하지만 서울시가 어벤져스2의 촬영 때문에 교통이 통제된다는 공문을 발표한 26일은 안중근 의사가 서거한지 104주기가 되는 날이기도 하다.

1879년 9월2일 황해도 해주에서 태어난 안 의사는 1909년 10월26일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고 중국 뤼순감옥에서 1910년 3월26일 순국했다. 올해로 104년이 됐다.

하얼빈에서는 지난 1월19일 안중근의사기념관이 개관했고 이날 오전에는 다롄시 뤼순감옥박물관에서 한중친선협회와 다롄 한인회가 공동주회한 추모식이 열렸다.

물론 우리나라 곳곳에서도 안 의사를 추모하는 소규모(?) 기념행사들이 진행됐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영웅(?) 안 의사를 ‘테러리스트’라고 주장하는 후안무치(厚顔無恥)한 일본의 반성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현 상황에서 맞이하는 그의 순국 104주기가 왠지 씁쓸하다.

국가의 자주성과 민족의 독립정신을 일깨워 준 안중근 의사의 고귀한 희생을 진심으로 추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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