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 당시 다양한(?) 거짓말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대중적 지지를 얻으며 차세대 대권주자로 부각됐던 안철수 의원이 또 다시 ‘대국민 거짓말’로 구설수에 올랐다.

안 의원은 새롭게 당을 만들며 수차례에 걸쳐 ‘야권연대는 없다’는 말과 ‘정치공학적 선거연대는 없다’라는 주장을 펴왔다.

하지만 지난 2일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밤샘 논의 후 전격적인 합당을 발표하며 전국민을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

참으로 그 답고, 정치인다운 행동과 발언들이 아닌가 싶다.

이 같은 그의 행태에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모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안철수 이 자가 얼마나 거짓말을 했는지 알아야겠다. 아카데미상을 받을 만큼 그동안 연기도 늘었다”고 강변한 것은 어쩌면 그의 진실한 속내일지도 모른다.

윤 전 장관이 후폭풍이 거세지자 ‘농담’이었다고 말을 바꾼 것 또한 한편의 블랙코미디다.

한편으로 안쓰럽기도 하지만 ‘유유상종(類類相從)’, ‘근묵자흑(近墨者黑)’이라는 말이 떠오른 건 본인만이 아닐 것이다.

지난 대선 당시 ‘끝까지 달리겠다’고 한 말이나 ▲미켈란젤로 바이러스 백신을 만들었다 ▲혼자 가족 모르게 입영했다 ▲전직원들에게 무상으로 주식을 전부 나눠줬다 ▲1988년 V-1이 세계 최초의 바이러스 백신이란 말 등 안철수 의원의 세계적인 유머는 가히 경이롭기까지 하다.

그가 쓴 ‘안철수의 생각’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될지 두렵기도 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안철수 의원을 미워하지 말자. 정치를 미워하지 말자.

안철수 의원을 미워하면 그를 믿은 자신이 싫어 자괴감으로 삶이 괴로울 것이고 우리나라 정치를 미워하면 이민가야하기 때문에 힘들다.

또 정치와 안철수 의원을 멀리하면 ‘그들만의 리그’가 ‘그들만의 세상’이 될 수 있다.

그냥 사랑하지 말되 멀리하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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