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산천어, 어묵되거나 운 좋아도 수온 올라가면 폐사

▲ 화천 산천어 축제 = 출처 산천어 축제 공식 홈페이지

 

[환경TV뉴스] 신준섭 기자 = 강원도의 대표적 겨울축제인 '화천 산천어 축제'에는 매년 30만마리 안팎의 산천어들이 관광객들을 반긴다. 하지만 관광객들이 휩쓸고 간 이후 운 좋게(?) 살아 남은 산천어들도 결국 폐사할 운명에 봉착한다.

5일 화천군에 따르면 올겨울 산천어 축제에 투입된 산천어는 약 95톤이다. 마리수로 추산하면 1㎏ 당 3마리 정도로 계산했을 때 28만5000마리가량이 축제를 위해 투입된 셈이다.

1㎏ 당 1만3000원에 구입된 산천어들은 대부분 관광객들의 몫으로 돌아간다. 이를 피해 살아 남는 산천어들의 운명도 순탄치는 않다.

8겹으로 둘러 싸인 그물망 속에서 축제를 견디고(?) 살아 남은 물고기들은 대부분 회수돼 다음해 축제의 먹거리로 쓰인다.

축제 조직위원회는 정치망을 통해 살아있거나 폐사한 물고기를 수거한 후 살아 있는 개체는 냉동 상태로 보관하고 폐사 개체는 매립지로 보낸다. 1년간 냉동 보관된 산천어는 축제가 돌아오면 어묵으로 만들어진다.

오세빈 조직위원회(재단법인 나라) 팀장은 "지난해에는 3월까지 300㎏을 회수해서 2톤 정도의 어묵을 제작했다"며 "올해는 현재까지 700㎏이 회수됐으며 최종적으로 800㎏이 회수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축제 인파의 손길과 조직위의 수거를 피해 살아 남는 개체들도 폐사를 피하기는 힘들다. 산천어는 물이 맑고 수온이 낮은 곳에서만 살 수 있는 민물고기다. 산천어 축제 당시 현장의 수온은 1~2도가량이지만 여름철이 되면 수온이 올라가 산천어가 살 수 없다.

생태계 교란을 우려해 처 놓은 그물망 때문에 강을 타고 수온이 낮은 최상류로 옮겨가지도 못한다. 결국 이러나 저러나 인위적으로 짧은 수명을 부여받은 셈이다.

오 팀장은 "1㎏ 당 1만3000원에 구입하는 만큼 한 마리 한 마리가 돈"이라며 "때문에 회수에 힘을 쏟아 99% 정도는 회수하지만 남는 것들은 수온이 올라가면 살지 못한다"고 말했다.

한편 화천 산천어 축제는 2012년 CNN이 선정한 '겨울 7대 불가사의'에 선정되면서 국제적인 유명세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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