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지난해 우리나라 사망자수가 1983년 사망원인통계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8일 발표한 '2010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총사망자 수는 25만5403명으로 지난해보다 8461명(3.4%)이 증가하면서 1983년 사망원인통계 산출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2000년대 들어 줄어들던 인구 10만명당 사망자수도 다시 증가하며 10년 전 수준으로 퇴보했다.

인구 10만명당 사망자수를 말하는 조(粗)사망률은 지난해보다 14.7명(3.0%) 늘어난 512명으로 역대 최대 증가율을 보였다.

조사망률이 높아진 이유는 우리나라 고령화가 심화된 데 따른 것이다. 연령별 사망자를 보면 80세 이상이 지난해보다 7.7% 증가한 것으로 비롯해 70대(4.5%), 50대(3.4%) 순으로 증가했다. 반면 이 외 연령층에서는 사망자수는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고온현상과 한파 등 기상이변이 이어지면서 고령층의 사망자수가 늘어난 것으로 통계청은 분석했다. 서운주 통계청 인구동향과 과장은 "우리나라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사망자수가 증가하고 있다"며 "지난해는 이상고온·한파 등으로 노인분들이 취약한 순환기계통 질병이나 폐질환 등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폐렴으로 인한 사망자가 지난해보다 10만 명당 2.2명(17.0%) 늘어나면서 사망률이 가장 많이 증가한 원인으로 꼽혔다. 이외 심장질환(4.3%), 폐암(4.3%), 당뇨병(5.6%) 순으로 높았다.

연령별 사망원인을 봐도 60대 이상은 폐암으로 인한 사망이 가장 많았다. 인구 10만 명당 폐암으로 사망한 80세 이상은 353.8명으로 위암(235.9명)·대장암(208.2명)보다 많았고 60대와 70대에서도 각각 98.1명, 242.3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자살률 역시 올해도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 중 1위를 기록했다.

자살 사망자수는 1만5566명으로 지난해보다 153명(1.0%) 증가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자살률은 2000년대 이후 꾸준히 증가하며 2010년 자살률이 2000년보다 130.2% 증가했다.

이에 따라 OECD 국가 간 자살률(표준인구 10만 명당)이 평균 11.3명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28.1명으로 1위를 여전히 기록하고 있다. 특히 10대에서 30대의 주요 사망원인도 자살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인구 10만명당 자살사망률은 31.2명으로 지난해보다 0.5% 증가하면서 증가폭은 둔화됐다.

월별로 보면 5월과 7월에 자살자의 20.7%가 발생했다. 서운주 과장은 "5년치 통계를 보면 자살률이 5월에 높게 나타난다"며 "날씨가 풀리면서 우울증 등의 영향으로 자살하는 사례가 늘어난다"고 판단했다.

특히 고령층의 자살문제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자살률은 연령층이 높아질수록 증가해 인구 10만명당 80대 이상의 자살은 123.3명으로 20대(24.4명)보다 5배 이상 높았다.

정순영 기자 binia@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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