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인해 특정 지역에서만 발생하던 병해충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8일 지난 2001년 충북 충주, 단양지역 과수농가에서 첫 피해 사례가 보고된 갈색여치가 2006년 충북 영동, 옥천, 청원, 보은을 중심으로 크게 확산됐다고 밝혔다.

2007년의 경우 이들 지역 야산의 복숭아, 포도, 자두 과수원에 갈색여치가 나타나 20~30㏊가 피해를 준 것으로 조사됐다.

갈색여치는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하는 곤충으로 농업해충에 속하지 않았지만 온도상승에 의한 생태계 변화로 대량 발생하면서 과수원 등에 피해를 준 것으로 분석된다.

또 1979년 충남 천안에서 첫 발견된 꽃매미는 2008년 충남 천안, 아산, 연기, 경북 영천, 충북 청주 등에서 다량 발생했고 2009년에는 경기, 강원, 경북지역의 포도농장 등 2천765㏊에 피해를 줬다.

꽃매미는 농산물 통관과정에서 유입된 동남아시아 외래종으로, 앞으로 기온이 상승하면 발생과 피해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또 1935년 경남 밀양에서 국내 첫 발병한 벼 줄무늬잎마름병은 최근 전북 부안, 충남 서천, 인천 강화, 전남 해남 등 서해안지역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벼 줄무늬잎마름병은 중국에서 애멸구가 기류를 타고 날아와 피해를 주는 외래 병충해였지만 최근에는 바이러스가 논에서 월동하며 피해를 주는 형태로 토착화됐다.

이밖에 단풍잎돼지풀, 가시박 등 외래잡초는 2002년부터 경기북부 농경지에서 발생해 2005년 총 532㏊의 농경지에 피해를 준 것으로 보고됐다.

이처럼 과거에 볼 수 없던 돌발 병해충과 외래잡초가 늘어나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원인은 농산물의 국제적 거래 증가와 더불어 온난화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농진청 기후변화생태과 강기경 박사는 "1973년부터 36년간 우리나라 평균기온은 1.03℃상승했는데 기온이 1℃ 오르면 작물재배지는 위도로 81㎞, 고도로 154m상승한다"며 "이같은 온도상승과 더불어 농산물 국제거래 증가 등이 돌발 병해충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윤 기자 amigo@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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