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소’는 잃었고 ‘외양간’은 고치려나?
[칼럼]‘소’는 잃었고 ‘외양간’은 고치려나?
  • 이규복 기자
  • 승인 2014.02.17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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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수, 아니 이제는 ‘빅토르 안’이라고 불러야 할 그 이름이 한국사회에 또 다시 경종을 울리고 있다.

모두가 알고 있지만 대놓고 거론하지 않는 우리 사회에서의 성공 요건인 학연과 지연, 혈연 등 소위 말하는 ‘끈’과 ‘파벌’에 대한 문제제기다.

세상은 공평하지 않다. 초등학생도 알고 있는 삶에 대한 진실이다.

‘끈’과 ‘파벌’ 또한 분명히 존재하며 때로는 긍정적으로 때로는 부정적으로 알게 모르게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 사회에만 만연한 잘못된 관행이라고 보긴 어려운 것이 전세계적으로 이 같은 인사는 종종 볼 수 있다.

다만 우리가 좀 더 심하고 무분별하게 자행되고 있다는 점이 아쉽다.

아는 사람 중에 능력 있는 인재가 있다면 당연히 인성을 검증하지 못한 모르는 인재보다 우선할 수 있다. 하지만 아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이 객관적인 능력에서 뛰어남을 보였다면 당연히 그 사람을 선택하는 것이 조직의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다.

아울러 아는 사람이라고 해도 능력과 인성 등에서 문제가 있음을 안다면 읍참마속(泣斬馬謖)까지는 아니어도 과감히 솎아내야 한다.

2전3기로 유치한 평창 동계올림픽이 4년 후에 열린다. 하지만 안현수는 러시아로 갔고 피겨여왕 김연아는 은퇴한다. 빙속여제 이상화는 29세라는 나이 때문에 참가여부를 확신하기 어렵다.

이번 소치에서는 기대했던 3회 연속 톱10진입이 사실상 불가능해 졌다. 남은 건 4년 후 평창을 빛낼 스타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것이다.

정부는 나 몰라라 하고, 체육계는 제 코가 석자라 남 탓할 시간 없고, 연맹은 아직도 밥그릇 싸움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 대체적인 전문가들의 평이다.

잘하면(?) 4년 후 안방에서 국제적인 망신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밥 그릇 싸움이라. 국가와 국민보다 오늘 내 입에 들어갈 한 점의 고기가 그렇게도 중요하다면 어쩌겠는가.

그런 위인을 그런 자리에 앉힌 우리 모두의 잘 못인 것을. 하지만 부탁하고 간청하건데 싸워서 빼앗을 밥그릇은 만들어 놓고 싸웠으면 싶다.

이제 안현수라는 ‘소’는 이미 러시아로 떠나보냈다. 남은건 ‘외양간’을 고치는 일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주는 교훈은 후회할 일을 벌이지 말라는 뜻도 있지만 잘못을 했으면 고치고 바로 잡아야 한다는 뜻도 내포하고 있다.

우리 사회가 또 정부가, 체육회가, 빙상연맹이 과연 ‘소’를 잃고서라도 ‘외양간’은 고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kblee341@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