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LG~"
우리네 귀에 익은 LG그룹의 로고송이다.

사랑스런 로고송과는 달리 최근 LG전자가 전혀 사랑스럽지 않은 행태를 벌여온 사실이 드러나 국민들에게 배신감과 충격을 주고 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빌트인’ 가전제품 판매와 관련해 ‘갑의 횡포’를 유감없이(?) 보여준 LG전자에게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9억원을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LG전자는 2008년 6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29개 빌트인 가전제품 영업전문점에 441건의 납품계약에 대한 ‘납품대금 연대보증’을 강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대보증’이란 한마디로 부실한 건설사에 제품을 넣었을 경우 자칫 이 건설사가 부도 등의 이유로 파산한다 해도 손해 보지 않도록 하는 LG전자의 기발한(?) 전술이다.

건설사가 부도가 나더라도 모든 납품 대금을 영업점이 물어내도록 ‘보증’을 세웠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건설사에 대해 일괄 100% 보증을 요구한 것은 아니다. 신용등급이 C 이상인 건설사 납품 건에 대해서는 20%를, C 이하는 100%로 차등을 뒀다.

대금을 못 받을 가능성이 없는 우량 건설사에 대해선 약간의 ‘보험’적 성격을 띤 보증을, 언제 쓰러질지 모를 부실한 건설사에 대해선 전액 책임지도록 한 것이다.

집세를 올릴 권한(?)이 있는 집주인에게 선물 한번 안줘 봤거나, 인사고과를 책정하는 상관에게 밥 한번 안사 본 사람들은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LG전자는 전세계 113여 사업장에서 약 8만7000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2012년 매출 50조9600억원 기록했다. 미국 환경보호청에서 주관하는 ‘에너지스타 올해의 파트너상’을 2년 연속 수상하며 친환경 선도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상기 내용은 LG전자의 홈페이지에 기재된 소개의 글이다.

“LG 고유의 기업문화인 LG WAY는 LG 행동방식인 정도경영이며 정도경영이란 단순히 윤리경영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상호 신뢰와 협력을 토대로 모든 이해 관계자와 공동의 이익을 추구함으로써 세계적인 초우량 기업으로 영속 발전한다. 모든 임직원이 지켜야 할 올바른 행동과 가치 판단의 기준으로서 윤리규범을 제정하고 그 실천을 다짐한다.”

LG전자 홈페이지에 장황하게 소개된 경영이념 및 윤리경영 철학 중 일부다.

글 자체는 참으로 훌륭하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영업점들에게 보인 ‘갑의 횡포’는 그들이 스스로 정하고 지키겠다고 다짐한 글과는 너무 많은 괴리감이 있지 않나 싶다.

다시한번 말은 말일 뿐이며 글은 글일 뿐이라는 세상의 진리를 세삼 느껴본다.

LG전자는 경영이념과 윤리경영을 논한 한편에 고객과 협력사들을 위한 ‘상생고’를 운영하고 있다.

“고객의 의견에 항상 귀를 기울이고, 진정한 요구는 항상 옳다고 생각하며, 모든 판단 및 행동의 최우선 기준으로 삼는다. 고객에게 진실만을 말하며,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

LG전자가 고객들을 향해 외친 말이다.

“정기적, 지속적, 실질적인 관점에서 협력회사가 근본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LG전자가 협력사들을 향해 던진 약속이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주식이 지난해 4.9%, 631억원이나 손실을 입었기에 이를 만회하기 위한 전략 구상으로 바쁠 것이다.

하지만 이에 앞서 본인들이 고심해서 정한 룰과 약속은 지키는 진정한 글로벌 리더가 되는 전략과 전술부터 새롭게 수립하기를 기대해 본다.
 

kblee341@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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