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연속 지진에 대지진 우려…소방청 계획 없고, 기상청은 내년에

▲ 2013년 지역별 지진 발생 현황 = 제공 기상청

 

[환경TV뉴스] 이은선 기자 = 우리나라 서해에 대규모 지진을 일으킬 수도 있는 활성 단층대가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올해 안으로는 정부차원의 조사가 진행되지 못할 전망이다.

기상청이 최근 발표한 지진관측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해에서만 규모 2.0 이상의 지진이 50여차례나 발생했다. 

일부 학자들은 일렬로 늘어서 있는 지진이 일어난 위치의 모양과 연속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런 현상들이 활성 단층대의 영향이라면 큰 지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조사가 진행돼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지난해 연속 지진 발생한 서해…"활성 단층 가능성 있다"
8일 홍태경 연세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지난해 서해 보령 인근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 지진을 분석해 보면 위치가 북동 방향 혹은 남서 방향으로 이어지는 단층대가 있을 것처럼 관측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진이 있었다는 점은 단층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그 곳에서 지진이 빈발하게 되면 그 단층대가 굉장히 활동적이다는 얘기가 된다"고 주장했다. 즉 서해에 활성 단층대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는 논리다.

그는 "지난해 초 발생했던 지점을 중심으로 북동과 남서 발향으로 확장돼 가는 형태의 지진이 발생했는데 이 두 방향으로 연결되는 단층대가 있다면 그곳을 따라서 북동과 남서 방향으로 각각 서서히 쪼개져가고 있는 것"이라며 "만약 전체적으로 단층대가 일렬로 다 쪼개지면 큰 지진으로 연결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전문가도 이 같은 홍 교수의 주장을 부정하지 않았다.

김재관 서울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일본의 학자를 포함해 여러 국·내외 전문가들이 서해를 관통하는 활성 단층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며 그 곳에서 지진이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어 "이 내용이 이론으로 정립 되려면 실제로 조사를 해서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지진기록 분석만 가지고는 심증은 할 수 있지만 활성 단층대가 있다고 확정하는 것은 조금 어렵다"고 덧붙였다.

◇소방·기상청 "올해 서해 단층 조사 계획 없어"
서해에 활성 단층대가 있는지에 대해 점검해 볼 필요성이 충분하다는 관련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지만 지진과 연관된 정부기관 두곳은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소방방재청과 기상청 모두 올해 서해 활성 단층에 대한 조사를 벌일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아예 계획조차 없거나 예산 문제로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다.

소방청 관계자는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원자력 발전소 설치 지역 등을 중심으로 활성 단층에 대한 1차 조사를 했지만 아직 추가 예산이 확보되지 않아 올해는 못하고 있다"며 "서해에서 발생한 연속 지진과 관련해서는 기상청이 조사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상청 역시 계획은 있지만 올해 안에 진행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활성 단층 조사는 돈이 많이 필요한 대규모 사업이기 때문에 정확하게 무엇을 해야 하는지 등 조사계획을 완벽하게 세워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결국 위험이 존재하는 서해 활성 단층 조사에 나설 정부기관이 없는 셈이다.

여러 민간 전문가들이 활성 단층을 거론하며 큰 지진에 대비한 조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정작 정부는 손놓고 있는 모양세다.

큰 지진이 일어난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이전에 관측되지 않은 이례적인 현상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에 좀더 깊은 정부 차원의 관심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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