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산림의 50%를 차지하고 있는 우리나라 대표수종, 소나무와 참나무가 편치 않다.

서울, 경기, 강원도 등 중부권을 중심으로 참나무시들음병이 확산하고 있고, 전남 동부권으론 소나무재선충병이 휩쓸고 있다.

참나무에이즈라 불리는 참나무시들음병은 서울의 복판 남산을 초토화시켰다. 80㏊에 이르는 참나무 군락지 중 절반에 육박하는 36ha가 감염돼 2천2백여 그루가 잘려나갔다.

이어 인근 청계산, 북한산, 개명산 등으로 세를 확장하며 각각 수천 그루의 참나무를 시들게 했다.

산림청 산하 국유림관리소의 한 관계자는 중부권의 참나무시들음병은 정확한 집계조차 힘들 정도로 빠르게 퍼져, 20만에서 30만 그루로 추정되는 참나무가 감염됐을 거라 전하고 있다.



전남 동부지역은 '소나무 에이즈'로 불리는 소나무 재선충병이 급속 확산중에 있다.

지난해 10월 여수 첨산(국가산단 뒷산)에서 소나무 재선충이 첫 발생한 이후 현재까지 여 여수 97.3㏊, 순천 9㏊, 광양 8㏊ 등으로 피해면적을 넓혀가고 있다. 전국적으로는 9개 시도 49개 시군구 3307㏊에서 소나무재선충병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소나무 재선충병은 1㎜ 안팎의 실같은 선충(솔수염하늘소)이 소나무 조직내에 수분과 양분 이동통로를 막아 고사시키는 병으로 5-7월께 왕성하게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참나무시들음병은 ‘광릉긴나무좀’이라는 해충이 원인이다. 이 해충에 묻은 곰팡이가 나무 속에 퍼져 나무가 말라 죽는데, 병에 걸린 나무의 잎은 7월 말께부터 시들기 시작하면서 빨갛게 변색해 고사한다.

두 병해충에 대한 처치방법은 현재 없다. 수간주사, 약제 살포 등 다양한 방제작업을 실시하지만 백약이 무효.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나무를 잘라낸 뒤 소각하거나 비닐을 씌워 해충이 다른 나무로 옮겨가지 못하도록 하는 게 전부다.



산림청은 산림병해충 방제기간을 정해 항공방제 등 대규모 방제를 진행하기도 하지만 국립공원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은 2차 피해가 우려돼 엄두를 낼 수도 없다.

올해는 유엔이 정한 '세계 산림의 해'이다. 특히 오는 10월에는 제10차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 당사국 총회가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경남 창원시에서 개최된다.

세계적으로 산림 분야의 중요성과 역할이 그 여느 해보다 부각되는 올 해 우리나라 대표수종 소나무와 참나무를 살릴 묘책이 절실해 보인다.

김정문 기자 jmoonk99@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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