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미 나이두 국제 그린피스 사무총장

▲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과 쿠미 나이두 그린피스 사무총장

 

내가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에 대해 처음 들었던 것은 15살 때였다. 남아공의 인종차별정책(아파르트헤이트) 속에 그는 공공의 적이었다. 비밀, 신화와 소문 속 그를 언론은 '검은 봄맞이꽃'이라 불렀다. 그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아파르트헤이트 정권과 결탁하기 전까지만 해도 운전사 등 다양한 변장을 통해 경찰을 잘 피해 다녔다. 그는 내가 태어난 더반과 전체 아프리카의 영웅이었다.

나는 그를 여러 번 만날 기회가 있었고 그건 내게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첫 만남은 1993년, 내가 20세 때다. 나는 아프리카민족회의(ANC)의 미디어 전략 워크숍 촉진을 돕고 있었다. 그가 내 손을 흔들 때 "당신을 만나서 영광입니다"라는 말 외에 목소리도 잘 나오지 않았다. 그는 거대한 존재였다. 점심 식사 후 만델라 전 대통령은 호텔 매니저에게 음식을 준비한 사람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싶다고 했다. 이후 주방으로 가서 한 명 한 명에게 감사하다는 뜻을 전했다. 나는 그를 따라가며 간단한 악수와 인사 만으로도 많은 의미를 전한다는 것을 보았다.

1995년에 내가 남아공 성인 문맹 퇴치 운동의 수장을 맡고 있을 때 그를 다시 만났다. '국제 문해의 날'에 나는 사람들과 함께 의회에 가서 그를 만났다. 사람들은 만델라 전 대통령과 사진을 찍고 시간을 함께 하는 것에 기대가 컸지만 그의 대통령이란 신분 때문에 어떻게 말을 해야 하고 어떤 자세를 해야 할 지 망설였다. 우리는 그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문장을 준비하는 등 사전 준비들을 많이 했다. 하지만 막상 그를 만나게 됐을 때 오히려 그는 자기를 만나줘서 감사하다는 뜻을 전했다. 만델라 전 대통령은 "당신들이 얼마나 바쁜지 잘 압니다. 나와 만날 시간을 내줘서 고맙습니다"라고 말했다. 그 순간 우리 사이에 격은 사라졌다. 그는 단지 우리와 같은 사람이었고 모두가 편해졌다. 그는 누구보다 대단한 삶을 살았지만 인류애와 '평범함'을 결코 잊지 않았다.

그의 끈기, 결의와 용서에 대한 의지는 초인적이었고 내개 힘을 줬다. 또 내게 결정력과 끈기에 대한 중요한 교훈을 줬다. 그는 정의를 위한 투쟁은 결코 인기 투표가 아니란 말을 한 적이 있다. 진실은 항상 인기가 없지만 그의 사례에서도 보듯 많은 힘을 준다. 만델라 전 대통령이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그만하면 됐다"고 사람들이 말하기 전까지 불의가 계속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는 이제 쉼에 들어갔지만 그의 유산은 우리들을 통해 지속될 것이다. 매일 푸르고 평화로운 미래를 위한 싸움에 용기를 찾게 할 것이다.

만델라 전 대통령이 우리의 끝없는 감사 속에  평화 속에 잠들기를, 우리는 그에게서 이미 그 이상의 것들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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