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연말이면 동내 이곳저곳을 파헤치는 해괴한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다.

다음해 배정될 예산 감축을 막기 위한 지자체들의 연말행사(?)다. 남은 예산을 한 방에 소진하고 오히려 예산 증액을 위한 그들만의 꼼수다.

시민들의 항의와 분노가 이어지자 몇 년 전 각 지자체별로 시민감시단 등을 가동하며 더 이상의 혈세낭비를 없애겠다고 주창한바 있다.

이 퍼포먼스가 효과를 발휘한 것인지 한동안 더 이상의 멀쩡한 보도블럭 갈아 엎기는 볼 수 없었다.

최근 지자체들의 멀쩡한 보도블럭 갈아 엎기 연말행사가 다시 부활해 추운 겨울 서민들의 마음을 더 춥게 하고 있다.

인천시가 6억원을 들여 주안역 근처의 멀쩡한 보도블록을 갈아 엎고, 경기도 고양시는 30억원을 들여 애물단지 육교를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인류의 생존과 미래를 위한 환경 보존과 개선이 시급한 상황에서 국민들의 피 같은 세금을 낭비해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더욱 아쉬운 것은 지자체들은 육아보육비와 학교급식비 지원 등 서민 밀착형 정책들을 예산이 부족해 지속할 수 없다고 항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연일 중국발 스모그와 미세먼지로 입안이 텁텁한 상황에서 한 그루의 나무는 심지 못할망정 혈세를 퍼부어 대기오염에 일조하고 있는 행태가 더욱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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