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진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 양성진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지난 6월, 르노삼성자동차는 부산공장에 단일 공장부지로는 세계 최대 규모이자 국내 최초인 20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인 '부산 신호 태양광 발전소'를 준공했다. 발전소의 연간 발전량은 2만5000MWh에 달하며, 향후 한국전력을 통해 부산공장 인근 8300세대 규모의 명지신도시에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현대자동차도 아산공장에 10MW규모의 지붕형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하기로 했다. 현대차 아산공장 태양광발전소가 완공되면 3200가구가 1년간 쓸 수 있는 연간 1만1500MWh의 전력이 생산돼 전량 한국전력에 판매된다.

지지부진하던 국내 태양광 시장의 희소식이다. 연일 '블랙아웃' 위기가 언론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가운데 산업용 태양광 발전소가 세워진다는 것은 기업들이 전력의 예비 혹은 전력 사용 절감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세계 태양광 산업 내 비중이 미미한 국내 태양광 산업이 성장하기에는 아직 부족하다.

현재 국내 태양광 산업은 수요 뿐만 아니라 공급 측면에서도 산업 내 비중이 높지 않다. 수요 시장은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 시장과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미국, 중국, 일본 등의 비중이 높은 가운데 우리나라는 1% 이하의 비중이다.

공급 측면에서도 각 밸류체인을 놓고 봤을 때 폴리실리콘을 제외하고는 10% 이하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폴리실리콘은 OCI의 선전에 힘입어 20% 수준의 시장점유율이지만, 잉곳/웨이퍼, 태양전지, 모듈 등은 10% 이하다.

우리나라는 시장확대를 위한 RPS 제도, 그린홈 100호 사업 등을, 연구 개발에는 5년 간 1500억원 투입 및 인력 육성, 태양광 발전 사업자에게 융자 지원, 신재생에너지 상생보증펀드 활성화, 장기 성능 보장 보험 등의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예산 규모 및 구체적인 지원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으로 판단된다.

태양광 산업이 LCD와 반도체의 뒤를 잇는 산업으로 각광을 받고 있고, 수출 산업으로의 육성을 지향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현재의 정책 지원으로는 내수시장도, 수출기업도 육성하기 힘들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내수시장 활성화 뿐만 아니라 수출화 지원 정책 및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정책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수요 창출을 위해서는 현재 시행 중인 RPS 제도는 FIT와 병행 실시하고, 국산 제품 활성화와 연계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한 마케팅 관련 정보 제공 및 지원, 해외 대규모 발전소 개발을 위한 PF 등을 활용한 금융 지원, 수출보증 보험 지원 확대 등의 정책도 검토해보아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격 경쟁력이 중요해진 산업 환경에서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태양광 산업 클러스터 조성을 통한 국내 기업의 경쟁력 강화, 제어 시스템 개발, 인버터, 변압기 등 BOS(Balance of System) 등의 R&D 지원 확대도 필요할 것이다.
 
자원 고갈, 환경 보호 등 인류 생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당위성 때문에 태양광 산업은 장기적으로는 지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이 성장한다고 해서 우리나라의 경쟁력도 함께 제고되는 것은 아니다.

기업과 국가의 끊임없는 노력만이 대한민국을 태양광 강국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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