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자동집하시설 투입구 밸브 고장...인천경제청, 입주민에게 운영관리비용 떠넘겨

 

인천 송도국제도시가 쓰레기 악취로 고민에 빠졌다.

지난 2005년 인천경제청과 송도 2공구 내 9개 아파트 시행사가 사업비 170억원을 들여 도입해 쓰레기 처리의 획기적 개선방식으로 주목받았던 쓰레기자동집하시설이 말썽이다.

송도국제도시입주자연합회는 쓰레기자동집하시설의 투입구 쪽 슬라이드밸브 중 절반가량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쓰레기가 제대로 처리되지 않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이 지역집하시설이 설치된 9개 아파트 단지 내 집하장과 연결된 쓰레기 투입구는 총 129개로 이중 절반가량이 고장 나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쓰레기자동집하시설은 집 앞 투입구에 쓰레기를 버리면 진공관로를 따라 2~3km 떨어진 집하장에 쓰레기가 자동 수거되는 방식으로, 슬라이드 밸브는 쓰레기가 투입되면 옆으로 이동하면서 입구를 개방해 쓰레기가 집하장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문제는 이 집하시설의 운영ㆍ관리 비용을 둘러싸고 주민들과 인천경제청의 주장이 대립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처리시설을 두고 인천경제청과 입주민들 간 갈등이 시작된 것은 지난 7월부터다.

인천경제청 김영준 자원순환팀장은 환경TV와의 통화에서 “처음 시설 운영 시부터 쓰레기투입구의 관리와 수리에 관한 책임소재를 발송문등을 통해 명시해 왔지만, 2개 아파트단지에서 수리와 관리에 필요한 지원조차 응하지 않고 있다”며, “음식물 쓰레기 투입 시 음식물 찌꺼기가 밸브에 끼어 고장이 잦은 상태에서 주민들의 수리 후 철저한 관리와 사용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그동안 집하시설이 고장 나면 청에서 직접 문전수거를 해왔지만 송도입주자연합회 측에서 아파트 시행사 책임의 쓰레기 투입구까지 수리 운영비를 부담할 것을 요구하며 수거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며, “주민들의 관리 의지만 있다면 시설 시공사와 함께 수리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절충안을 내 놓을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이 시설의 설계를 발주한 인천경제청과 시설 운영ㆍ관리에 드는 비용부담 문제를 놓고 현격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주민 2천여 명은 집하시설의 운영ㆍ관리 비용을 주민이 부담하도록 개정중인 생활폐기물 관련 조례에 대한 반대서명을 지난 8일 인천경제청에 전달한 바 있다.

송도 2공구의 한 아파트 주민 박모(48)씨는 "경비원이나 관리소 직원들이 리어카를 이용해 정상 작동되는 밸브 쪽 투입구로 쓰레기를 옮기고 있다"며 "쓰레기 처리가 제 때 안 돼 참기 힘들 정도의 악취로 주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라고 말했다.

입주자연합회 안병원 회장(53)은 "음식물쓰레기 처리비용과 종량제 봉투 구입 비용을 다 지불하고 있는데 집하시설 운영ㆍ관리 비용을 주민들이 또 부담하라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고장난 시설을 고쳐야 할 의무는 인천경제청에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런가운데 각종 전기 선로가 들어와 있는 집하시설 투입구 하부 공간에 쓰레기 침출수와 빗물이 계속 새고 있어 관리소홀로 인한 안전사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사고를 막기 위해 아파트 관리인들이 수시로 양수기를 동원해 물을 뽑아내고 있는데다 최근에는 고장 난 집하시설을 억지로 이용하다 아파트 관리원 2명이 다치는 일이 벌어져 사태의 조속한 해결이 시급한 상태다.

시공사측은 노후화에 따른 고장이라며 부실시공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2009년에 시공사에서 전면 보수를 한지 2년도 채 안 돼 고장이 나 부실시공 의혹을 피해갈 수 없는 상황이다.

정순영 기자 binia@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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