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단체 불법 야시장 개설 방지 목적으로 2.5t 적재함 15개 설치
시민들 광장 사용 제한 물론 미관 마저 해치고 있어 '원성' 자자

▲ 서울 마포구 상암동 지하철 6호선 디지털미디어시티역 2번 출구 바로 앞에 위치한 광장에 청소차 적재함 십여개가 설치돼 있는 모습

 

서울 마포구청이 불법 야시장 개설을 방지한다는 목적으로 청소차 적재함 10여개를 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광장에 설치하는 어이 없는 행정을 펼치고 있다.

마포구청측은 감시를 위해 24시간 인력 투입이 어려워 내린 방책이라는 핑계를 대고 있지만, 집채만한 쓰레기차 적재함 15개가 오히려 시민들의 광장 이용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미관 마저 해치고 있어 위민행정은 온데간데 없다는 지적이다.

17일 마포구에 따르면 지하철 6호선과 경의선 환승역인 디지털미디어시티역 2번 출구 바로 앞 상암동 1178-2번지 코스타리카광장에 2.5t짜리 청소차 적재함 15개가 지난 5일부터 보름 가까이 7~8m 간격으로 모두 100m 가까이 터줏대감처럼 자리잡고 있는 상태다.

해당 청소차 적재함 설치는 한 장애인단체의 야시장 허가를 마포구청측이 내주지 않음에 따라 행여 모를 불법 점거를 방지하기 위해 구청측이 궁여지책으로 내린 결정.

마포구 건설관리과 관계자는 "지난 4일 한국장애인정보화협회측 관계자가 구청에 와서 야시장 허가를 내달라고 했다"며 "허가를 내주지 않았는데 혹시 불법으로 포장마차를 기습적으로 설치할 수 있어서 적재함을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장애인정보화협회는 코리타리카광장에서 이달 5일부터 20일까지 바자회를 열어 협회 수익을 내려는 목적으로 사용허가를 요청했다.

하지만 구청측은 바자회 부대시설로 술을 파는 포장마차가 운영될 경우 무단방뇨를 비롯해 고성방가, 싸움 발생 등등 민원 제기를 우려해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이로 인해 구청측은 "불법야시장 개장을 방지하기 위해 적재함을 설치했으며, 통행에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라는 플래카드 2개와 함께 청소차 적재함을 광장에 배치시켰다.

그러나 시민을 위해 설치한 광장을 오히려 시민들이 쓰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통행에도 불편을 주고 있으며, 미관에도 좋지 않아 인근 주민들과 출퇴근자들의 원성이 적지 않다.

인근 주민 안모씨(45)는 "밤에 운동 하러 자주 광장을 찾았는데 어느 때부터인가 쓰레기차가 자리를 잡고 있더라”면서 “지금은 광장을 가지 않는다. 처음에는 화도 낫지만 지금은 그려려니 한다. 이명박 정부 당시 ‘명박산성’이 생각 나서 씁쓸하다”고 말했다.

디지털미디어역을 이용해 매일 출퇴근한다는 장모씨(30)는 “처음에는 이곳이 청소차 집합소로 변한 줄 알았다”면서 “내일이면 사라지겠지 사라지겠지라고 생각했는데 보름 가까이 자리잡고 있어서 불쾌하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해당 청소차 적재함은 쓰레기 수거라는 본연의 임무를 마친 뒤 난지도 가양대교 밑에 있어야 함에도 불구, 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광장에 덩그러니 자리를 잡고 있다.

mhlove@eco-tv.co.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