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환경산업기술원, 도시 생태계 회복 위한 기술로 '투수블록' 개발했다 밝혀

▲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11일 차세대 에코이노베이션 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개발한 투수블록 '틈새블록'을 소개했다. 사진은 지난 10일 경기 성남시 시범설치지역에서 기존 투수블록(오른쪽)과 틈새블록의 흡수성을 비교해 보는 모습

 

밀집한 인구와 각종 인공 시설물, 과밀한 통행 등으로 발생하는 도시의 '열섬 현상'을 일정 부분 예방할 수 있는 보도블록이 개발됐다. 도시의 온도를 1도 낮출 수 있는 이 기술은 또한 도심 홍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환경부 차세대 에코이노베이션 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개발한 투수블록(빗물이 블록 아래로 내려가 도로 침수를 예방하는 블록)을 11일 발표했다.

'틈새블록'으로 이름 지어진 이 투수블록은 환경부와 생태계적응관리기술개발연구단(단장 이동근 서울대 교수)이 37억원의 R&D 예산을 투자, 2011년부터 개발해 온 기술이다. 녹색기술인증과 신기술(NET) 인증을 통해 검증 과정도 거쳤다.

이 기술은 인조화강석을 사용, 블록의 표면에 뚫린 미세한 구멍으로 물이 스며드는 기존 투수블록과 달리 블록 옆 커다란 틈새로 물이 스며들게끔 돼 있다. 그러다보니 120㎜가량의 물이 스며드는 데 약 1분55초 정도 걸리는 기존 투수블록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속도로 물이 블록 옆으로 빠진다.

소위 '물폭탄' 현상이 빈번한 요즘 물 흡수성이 좋은 투수블록은 그 자체만으로도 보행자들이 불편을 덜 겪는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더 큰 장점은 이렇게 아래로 흘러 내린 물들이 지하에 저장돼 도시의 온도를 낮춘다는 점이다.

기술원에 따르면 현재 서울 구로구, 광진구와 경기 성남시 등에 시범 설치된 틈새블록을 시뮬레이션 한 결과 평균 온도를 1도 정도 낮추는 효과가 있다.

개발자 중 한 명인 최경영 에코탑 대표는 "틈새블록 아래 깔아 놓은 잡석, 자갈, 부직포 등을 사용한 15㎝ 두께의 하단이 물을 흡수해 저장한다"며 "이렇게 저장된 물은 맑은 날씨에서 증발하며 도시 온도를 낮추는 효과를 낸다"고 설명했다.

장마철 도심 홍수 예방에도 일정 부분 기여가 가능하다. 틈새블록을 통해 저장할 수 있는 빗물 용량은 70㎜ 정도다. 즉 그 이상 비가 내리더라도 수용 용량만큼은 상쇄가 가능하단 얘기다.

지속성 면에서도 비교 우위에 있다. 기존 투수블록의 경우 일정 시간이 지나면 미세한 구멍이 막히면서 투수력이 떨어지거나 아예 제 기능을 상실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반면 틈새로 물이 새는 이 제품은 틈이 넓고 대부분 자연적으로 이물질이 빠져 5년 이상의 지속성이 있다는 게 기술원과 개발자들의 설명이다.

단가 역시 기존 투수블록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 보니 해외 수주도 벌써 진행 중이다. 현재 브라질 인터시티와 중국 베이징 인근 신도시에 기술이 수출된 상태다.

다만 대규모 실증 사례가 없다는 점은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시뮬레이션에서 보여 준 도시 온도 저하와 홍수 예방 효과 등을 실증하려면 세종시와 같은 대규모 신도시에 기술을 접목해 보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단 지적이다.

기술원 관계자는 "이번에 개발된 투수블록이 도심 물난리 피해를 예방하는 첫 걸음이 될 것"이라며 "세종시나 충남 홍성 내포신도시 등 현재 전국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신도시에 우선적으로 적용해 보는 것도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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