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관리공단, 남해 금산서 팔색조 산란-이소까지 전 과정 영상에 담아 공개

▲ 새끼에게 지렁이를 먹이고 있는 어미 팔색조 = 제공 국립공원관리공단

 

천연기념물 204호이자 멸종위기종 Ⅱ급인 여름 철새 팔색조의 산란부터 이소(새끼가 자라 둥지를 떠나는 것)까지의 전 과정이 영상 속에 포착됐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한려해상국립공원 내 남해 금산지구에서 발견한 둥지를 중심으로 팔색조의 생태계를 영상에 담는 데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영상을 통해 바라 본 팔색조는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깊은 숲속에 둥지를 튼다. 바위 위에 소나무·삼나무의 뾰족한 잎을 이용해 만들어진 둥지에서는 새끼들이 어미가 물어다 주는 벌레를 받아 먹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한려해상국립공원사무소의 이창일 박사는 "지난 6월 중순쯤 5개의 알을 품은 팔색조 둥지를 발견했다"며 "비바람에 잘 견디고 천적의 침입을 막을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관찰 결과 팔색조는 산란 후 부화하는 데까지는 10일 정도 걸렸으며, 부화한 이후 새끼가 자라 둥지를 떠나기까지는 12일이 소요됐다.

먹이의 경우 새끼가 아주 어릴 때는 지렁이가 주식인 반면 점차 성장하면서 지네, 메뚜기, 딱정벌레와 같은 갑각류도 함께 먹는 것으로 관찰됐다.

특히 새끼의 하얀 배설물을 부리로 잡아 외부에 버리는 모습은 인상적이다. 성장을 마칠 때까지 부모 중 한 마리는 둥지를 지키며 새끼들과 함께 있고 나머지 한 마리는 먹이를 공급하고 배설물을 치운다.

이 박사는 "지난해 10여쌍의 팔색조가 발견됐고 올해는 15쌍 이상이 조사됐다"며 "이 지역이 팔색조의 안정적인 번식지로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팔색조는 참새목 팔색조과의 조류로 7가지 무지개색 깃털을 가진 것이 특징이다. 등과 날개는 녹색빛을 띄며 윗꽁지깃은 남색, 꽁지는 검정색이다. 날개에는 흰색 무늬를 가지고 있으며 아랫배 등은 진홍색이다. 눈가에는 넓은 검정색 줄도 확인된다. 지난해 5월31일 멸종위기야생동식물 2급으로 지정됐다.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 지역에 분포하며 매년 여름 한국 남부 지역을 찾아 번식 후 8월쯤이 되면 동남아로 돌아간다. 국내에서는 함평군, 내장산, 계룡산 지역 등이 주 서식지로, 한려해상국립공원의 경우 2010년 처음으로 팔색조 서식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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