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국립 산림과학원은 여름철 해변 피서객들이 피우는 모닥불 등이 주변 소나무 숲을 고사시키는 원인이 된다며 9일 자제를 당부했다.

송림에서 취사, 쓰레기 소각, 캠프 파이어 등을 하면서 불을 피우면 토양 속에서 휴면 중이던 '리지나뿌리썩음병' 포자가 자극을 받아 발아해 주변 소나무에 침입해 말라죽게 한다는 것이다.

산림과학원은 피서철 리지나뿌리썩음병 피해 확산 방지를 위해 전국 피서지, 특히 해수욕장 주변 소나무 숲에서 불을 피우는 것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하고, 숲 관리자들에게도 이를 금지할 것을 요청했다.

이에 앞서 지난 3일 산림과학원은 병해 발생주의보를 전국에 발령하기도 했다.

리지나뿌리썩음병은 미국ㆍ일본 등에서 문제가 된지 오래된 병으로, 큰 나무를 집단적으로 말라죽게 한다. 국내에서는 1982년 경주 남산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강릉 경포대 해수욕장내 소나무가 계속 고사해 우려를 낳았다.

그 뒤 각 지자체의 방제 노력으로 피해가 감소하고 있으나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근래에는 충남 서해안의 태안ㆍ서산ㆍ서천 등의 해수욕장 곰솔림에서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이 병에 들거나 죽은 나무 주변에는 접시모양 굴곡을 가진 갈색 버섯(파상땅해파리버섯)이 생기는데 이 버섯의 존재가 병 발생진단의 중요한 판단기준이 된다.

산림과학원이 서해안 피해지를 조사한 결과 이 병이 발생해 피해가 나타나면 적게는 몇 그루에서 많게는 20여 그루씩 나무가 말라죽었다.

방제조치를 하지 않거나 할 수 없는 곳에서는 매년 6∼7m의 속도로 5년여간 외곽으로 확산하면서 넓은 범위에 걸쳐 나무를 말라죽게 할 수 있다.

김경희 산림과학원 산림병해충연구과장은 "피서철 바닷가 주변 모래 토양에서 이 병이 발생하면 방제가 대단히 어렵기 때문에 소나무 숲 안에서는 불을 피우는 행위를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순영 기자 binia@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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