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으로 제주 성산항 가두리 그물망 찢겨 지난 22일 이탈
전문가들, 야생방류 준비돼 있어 치명적 문제 없는 것으로 파악
제돌이 방류를 위한 시민위원회, 동물자유연대 삼팔이 안전 확인 위해 조사
남방큰돌고래 '제돌이', '춘삼이'와 함께 고향인 제주 바다로 돌아갈 준비를 하던 '삼팔이'가 먼저 자유를 찾아 떠났다.
25일 동물자유연대에 따르면 삼팔이는 지난 22일 오전 8시쯤 사육사가 돌고래들에게 먹이를 급여할 당시에도 제주 서귀포시 성산항 가두리 안에 있었으나 11시쯤 가두리 밖에서 해초를 가지고 노는 장면이 목격되면서 가두리에서 이탈한 것이 확인됐다.
가두리를 빠져나간 삼팔이는 근처에서 서너 시간 동안 머물면서 유영했으며 왕래하는 어선을 쫓아 행동반경을 넓히다가 파도타기와 같은 행동을 하면서 포구 밖으로 헤엄쳐 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관계자들이 원인을 파악한 결과 가두리 그물망 하부에 구멍이 뚫린 것이 발견됐다. 그물망은 20일 태풍 '리피(LEEPI)'의 영향으로 거센 파도와 너울이 일면서 찢어졌고 그 구멍을 통해서 삼팔이가 나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 동안 잠수부가 주기적으로 그물망의 상태를 점검했지만 지난 며칠 동안 태풍으로 인해 잠수를 할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구멍 난 그물망은 삼팔이 탈출 직후 가두리에 있는 제돌이와 춘삼이의 이탈을 막기 위해 곧바로 수리됐다.
삼팔이는 춘삼이와 함께 지난 3월 국내 최초로 대법원으로부터 몰수형 선고를 받은 퍼시픽랜드의 돌고래 4마리 중 건강상태가 양호한 2마리다. 이들은 제주 성산항 가두리에서 생활해 왔으며 지난달 합류한 제돌이와 야생적응 훈련 후 함께 야생 방류될 예정이었다.
훈련 과정 동안 돌고래들을 관찰해 온 이화여대 행동생태연구팀에 따르면 삼팔이는 3마리 중 가장 호기심이 많은 개체였다.
항상 새로운 대상에 먼저 접근하고 사육사가 던져주는 먹이의 위치로 재빨리 달려가는 민첩성을 보이기도 했으며 먹이를 먹은 후에는 남겨진 작은 치어나 해초를 가지고 노는 것을 좋아했다.
전문가들은 삼팔이가 물고기 사냥 능력을 회복하고 건강하다는 점을 볼 때 야생 방류에 이미 준비가 돼 있어 안전에 치명적인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제돌이 방류를 위한 시민위원회와 동물자유연대는 삼팔이의 안전을 확인하기 위해 돌고래 무리가 가장 많이 출현하는 구좌 해역을 중심으로 배를 타고 조사를 하는 한편 지역 어민들의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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