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트라클로로에틸렌 수질기준 49배 초과, 주민 건강조사 안 이뤄져

 

경북 칠곡군 캠프캐럴 내 지하수에서 기준치를 심각하게 초과한 발암물질이 검출됐다.

한미공동조사단은 5일 경북 칠곡군청에서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캠프 캐럴 내 지하수에서 발암물질인 테트라클로로에틸렌(PCE·사염화에틸렌)이 수질기준을 약 49배 초과해서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 대상 지하수 관정 22곳 가운데 14곳(64%)에서 발암 및 신경·생식계 독성 등을 일으키는 PCE가 기준치의 최고 49.7배 검출됐고, PCE와 비슷한 작용을 하는 트리클로로에틸렌(TCE)도 22곳 중 12곳(55%)에서 수질기준의 최고 24.8배 농도로 검출됐다.

이들 화학물질은 기름 성분을 세척하는 용제 등에 주로 포함돼 있는 성분이다.

한미공동조사단은 지난 6월 16일에도 기지 밖 지하수 오염 실태 중간보고를 통해 왜관리의 지하수에서 PCE가 물 1L당 0.026㎎(밀리그램) 검출됐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기지 내부의 오염된 지하수가 수맥(水脈)을 따라 기지 바깥으로 흐르면서 그동안 주민들이 음용해 온 지하수를 오염시켰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지하수는 왜관리의 M아파트 주민 300여명(99가구)이 지난 1992년부터 약 20년간 지하수를 음용해왔고 칠곡군은 공동조사단의 발표 전날인 6월15일 이 관정을 긴급 폐쇄했다.

지역주민들의 건강이 심각하게 염려되는 상황이지만 건강조사 등의 주민 대책이 아직 나오지 않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이번 중간결과 발표에 따르면 캠프캐럴에서 고엽제 성분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다이옥신은 일부 관정과 토양에서 기준이하인 극미량이 검출됐다.

그동안 공동조사단은 기지 내에서 수질을 채취하고 부대 인근 지역 토양과 하천퇴적토 시료를 검사했다.
수질은 6곳의 사용하는 관정과 16곳의 관측정에서 시료를 채취했다.

한국측에서 국립 환경과학원이, 미국측은 SGS사 실험실에서 91개 항목을 분석했다.

또 토양시료는 기지외곽 22개 지점에서 135개의 시료를 채취했고 기지 인근 하천에서 퇴적토 시료 5개를 채취했다.

서울대와 포항공대, 부경대에서 시료를 92항목에 걸쳐 분석했다.

그 결과 수질조사에서 고엽제 주성분(2,4-D, 2,4,5-T)과 고엽제로 인한 부산물(2,3,7,8-TCDD)은 모든 시료에서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고엽제와 관련이 없는 다이옥신은 일부관정에서 극미량이 검출됐다.

토양의 경우 토양과 퇴적토 모두에서 고엽제 주성분과 고엽제로 인한 부산물 모두 검출되지 않았다. 다이옥신은 전국토양 평균이하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캠프캐럴의 랜드팜과 D구역, 헬리패드 잔여지역을 대상으로 한 지표투과레이더 등 지구물리탐사에서는 이상 징후가 나타났지만 이는 고엽제 매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공동조사단은 “랜드팜과 D구역 및 헬기장의 43개 지점에서 토양시료를 채취 중으로 하우스씨가 새로 지목한 지점도 포함될 것”이라며 “시료채취 장비가 기반암에 닿을 때까지 시추를 하며 각 시추공에서 깊이별로 4개 시료를 채취해 8월말에 결과를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기존 외부수질 조사와 최근 조사에서 모두 고엽제와는 관련 없는 휘발성유기화합물이 일부 검출된 것은 이유가 뭔지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고엽제 외 환경문제 논의는 SOFA환경분과위에서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정순영 기자 binia@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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