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진 창녕군 우포따오기복원센터 박사

▲ 김성진 창녕군 우포따오기복원센터 박사

 

'멸종위기종(種)'이라는 말은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해 멸종에 근접한 생물군을 가리키는 말로써, 그 원인은 서식지 파괴로 파생되는 먹이량 감소 그리고 급격한 환경 변화를 비롯해 인간의 무분별한 남획으로 인한 개체수의 급격한 감소가 주 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요인의 대부분이 인간의 산업 활동과 연관돼 있으며, 멸종에 근본적 원인을 초래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생태계의 기본 구조는 '생산자', '소비자', '분해자'로 이루어진 먹이사슬 구조이며, 생태계는 이들 먹이사슬이 복잡 다단하게 얽혀 있는 먹이그물(food web)의 형태이다. 따라서 광범위한 지역의 생태계 내에서는 생물종 1종이 멸종하더라도 동일한 생태적 지위에 있는 다른 생물종이 이를 대체함으로써 균형을 이루어 나간다.

하지만 도서지역과 같이 제한되거나 좁은 범위의 생태계에서는 생물종 1종이 멸종하게 되면 특정 종(種)의 과다 번식으로 인해 균형이 파괴되고, 이로 인해 생물에 의한 피해가 발생하게 된다. 생태계 균형 파괴의 예는 까치, 멧돼지 등에 의한 농가의 피해와 여름철 모기 대량 발생처럼 상위 포식자의 부재, 서식지 파괴나 변화 등 우리 주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따라서 생물종을 멸종으로부터 복원하는 것은 생태계 건전성 회복과 생물종 다양성에 기여해 생태계를 보전하는 것에 그 의의가 있다. 또한 1992년 UN환경개발회의를 통해 생물자원이 경제재로서 활용 가치가 높음을 인식하는 전기를 마련해 생물종 보전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동요로 친숙한 '따오기' 1970년대 들어 멸종 위기에 처해

멸종위기종 따오기는 동요(童謠)로써 더 많이 소개되었고 또 알려져 있다. 유년기 누구나 한 번은 듣고 불러 보았던 친숙한 노래로 한국인의 정서 속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따오기. 따오기의 외형적인 형태와 특성을 알지 못하지만 동요를 통해 마치 우리 생활과 가까이 있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실제 따오기 동요는 1925년 일제 강점기에 '두루미(당옥이)' 라는 제목으로 발표되었고, 당시의 민족적 정서를 애상조(哀想調)로 잘 표현한 곡으로, 일제는 이를 가창 금지곡으로 지정했다가 광복 이후에 교과서에 편찬되면서 대중적으로 더욱 알려지게 되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따오기는 중국 북부, 러시아 우수리 지역에서 번식하고 중국 남부, 한국, 일본에서 월동하던 철새로, 봄·가을철 철새 이동시기와 겨울철 월동시기에 우리나라 전역에서 쉽게 따오기를 관찰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한국전쟁과 급격한 영농방식의 변화로 서식지는 점차 소실되어 갔고 식량자원으로 따오기를 남획하면서 개체수는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했다.

1970년대 들어 따오기가 멸종위기에 처하게 되면서 1979년 비무장지대에서 관찰된 것을 끝으로 한국에서 따오기는 멸종된 것으로 간주돼 왔다. 그러다 1980년 중국 임업국이 약 2만㎞에 이르는 구간에 걸쳐 실시한 자연자원조사 과정에서 야생의 마지막 따오기가 중국 섬서성 양현에서 관찰되었고 복원을 위한 첫 발을 내딛게 된다.

◆창녕군서 2008년부터 시작된 따오기 복원, 빠른 성과 인정받아

우리나라에 따오기가 도입된 것은 한·중 우호의 상징으로 2008년 10월 양저우(洋洲·수컷), 룽팅(龍亭·암컷) 한 쌍을 중국으로부터 기증 받은 데서 시작되었다. 하지만 따오기 도입이 국가간 외교적 노력의 성과로 비춰지는 부분이 많지만, 그 이면에는 지역 NGO를 비롯해 경남도, 창녕군 그리고 환경부 관계자들의 노력이 있었다. 지역민의 적극적인 지원 및 참여를 위한 홍보와 복원 기본계획수립 및 예산 편성 등을 통해 2008년 이전부터 따오기 복원을 위한 노력들은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국내 최대의 자연늪이자 람사르 습지로 등록된 우포늪은 따오기가 서식하기 좋은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다. 또한 우포늪 인근은 환경부 지정 습지보전지역으로 대부분의 토지를 국가가 매입해 따오기의 서식지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과 더불어 지역민과 창녕군의 따오기 복원 의지로 인해 따오기는 창녕군으로 안착하게 되었다.

사단법인 우포늪따오기복원후원회의 결성은 지역민의 따오기 복원 의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을 뿐 아니라 향후 따오기 방사 시 안정적인 서식지 관리를 위해 우포따오기사랑 영농법인 단체 결성도 현재 진행 중에 있다.

따오기가 도입된 이듬해인 2009년 양저우, 룽팅 부부는 2마리의 따오기를 번식한데 이어 2010년 2개체, 2011년 7개체, 2012년 6개체를 낳아 창녕군 우포따오기복원센터에는 모두 19개체의 따오기가 현재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따오기 복원을 위해 인공증식 프로그램을 먼저 시작한 일본의 경우 기술적 안정화를 이루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데 비해 우포따오기복원센터의 인공증식 프로그램과 기술적인 부분은 단시간에 빠른 성과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복원의 최종목표가 야생복귀인 만큼 인공증식에서 보여준 작은 성과를 과대평가하긴 이르지만 최소한 증식 실패에 따른 복원사업의 원점 회귀는 없을 것으로 믿는다.

따오기 복원사업의 산적한 과제의 첫 실마리를 풀어낸데 이어 야생적응방사장 건립과 야생방사 프로그램 계획, 따오기 서식지 조성 및 관리, 따오기 방사와 모니터링을 통한 사후관리를 통해 따오기가 무사히 야생에 안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news@eco-tv.co.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