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시설 치워라" 주민들 민원에 14년간 한번도 가동 못해

 

준공 후 14년간 한 번도 가동되지 않은 채 방치돼온 경기도 성남시 구미동 하수처리장 설비가 작년 고철로 매각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성남시는 44억원을 들여 구입했던 구미동 하수처리장 기계 및 전기 설비를 작년 9월 1억3220만원에 매각했다고 3일 밝혔다.

구미동 하수처리장은 1995년 당시 한국토지공사가 인근 용인 수지 및 구성지구 등의 대규모 아파트 공급을 염두에 두고 150억원을 들여 착공해 1997년 2월 완공했다.

하지만 인근 주민들이 혐오시설이라며 집단 민원을 제기해 시험 가동만 몇번 해본 뒤 방치돼왔다.

성남시 하수관리과 관계자는“일부 시설이라도 매각해 재활용하려고 했으나 대부분 녹슬고 단종된 부품이어서 고철로 매각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주민들의 집단이기주의라는 지적도 있었지만 애시당초 용인지역 하수 처리시설을 성남시 분당에 건설한 토지공사의 발상도 반발을 부르는 원인이 됐다.

하수처리장 가동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매년 2억원씩 20억원 넘는 유지관리비가 추가로 들었다.

성남시는 용인 수지 및 구성지구에서 발생하는 하수를 기존 성남 복정동 하수처리장을 증설해 처리하기로 하고 용인시에 96억원을 지급한 뒤 관련 부지와 시설을 넘겨받았다.

2007년에는 하수처리장 운영을 취소하고 기계 설비 등을 매각하기로 최종 방침을 정했었다.

성남시는“구미동 하수처리장 구조물도 모두 철거한 뒤 부지 2만9000㎡에 개방형 학교와 공원, 도로 등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성상훈기자 HNSH@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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