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리산, 덕유산, 소백산 국립공원의 1,300m이상 아고산대 지역에서 폭우와 혹한, 가뭄 등의 기상상황을 측정, 이러한 환경이 자연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고 4일 밝혔다.

공단 산하 국립공원연구원은 작년부터 지리산, 덕유산, 소백산 등의 아고산대 지역에 기온, 지온, 습도, 광량, 강수량, 토양수분 등 환경 요인을 30분 간격으로 수집하는 측정 장비를 설치해 기상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아고산대 지역은 산지대(山地帶)와 고산대 사이, 즉 산지대의 상한에서 삼림한계까지의 부분을 말한다.

이 같은 연구는 아고산대 지역의 기후변화가 자연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한 것으로서 짧은 기간이지만 아고산대가 일반지역보다 훨씬 가혹한 자연환경에 노출돼 있음을 밝혀냈다.

작년 7월과 8월의 지리산국립공원 돼지평전(1,350m), 노루목(1,532m), 반야봉(1,720m) 인근 구상나무림에는 일 강수량이 100mm가 넘는 일수가 4일이나 됐지만 인근 남원시는 이틀에 불과했다. 특히 7~8월 남원시 강수량이 787mm인데 비해 돼지평전은 두 배에 가까운 1,419mm나 됐다.

지리산, 소백산, 덕유산국립공원의 1,300m 이상 지역의 올해 1월 평균 기온은 영하 14.8℃, 16.1℃, 14.9℃ 이었는데 인근지역(남원, 영주, 장수)은 평균 기온이 각각 영하 6.3℃, 6.1℃, 8.8℃에 불과했다.

또 작년 3월 지리산 반야봉 인근 구상나무림의 토양수분 함량이 5% 미만에 불과했지만 같은 시기 일반지역은 10%정도가 보통이었다.

한편 아고산대 지역에는 구상나무, 분비나무, 주목과 같은 침엽수가 분포하는데 비해 한라산이나 덕유산에서는 구상나무림이 쇠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과거 연구결과를 보면 지리산과 덕유산의 구상나무는 한대성 수종으로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면서 증발산량이 급증, 광합성에 필요한 수분을 빼앗김으로써 생장이 늦어지게 되고 결국 점점 분포지역이 축소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작년에 국립환경과학원이 지리산 1,000m 이상 지역의 구상나무 군락을 항공사진과 위성영상으로 분석한 결과 분포면적이 1981년 262ha에서 2007년 216ha로 18%나 감소했는데 이것 역시 지구온난화와 관련된 것으로 추측됐다.

국립공원연구원 권혁균 원장은 “고산지대의 침엽수림이 쇠퇴하는 원인으로 기후변화가 유력함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해당지역의 기상환경을 관측한 결과가 없었다”면서, “지속적인 기상측정 결과는 기후변화와 생태계 변화의 상관관계를 밝혀내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김정문 기자 jmoonk99@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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