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환경전문 케이블TV 방송사인 환경TV는 지난달부터 주요 지방자치단체장들을 인터뷰해 방송하고 있다. 이 인터뷰 프로그램은 '환경으로 풀어내는 자치경영의 비전'이라는 제목에서도 드러나듯, 자치단체장들이 지역 고유의, 또 전국적인 환경 이슈에 대해 어떤 정책비전을 갖고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들어보는 코너다.

 

약 30분가량의 인터뷰를 통해 자치단체장은 지역의 환경문제에 대한 고민과 정책적 해법들을 충실하게 소개한다. 환경TV는 전국의 지방정부 가운데 환경적 이슈들이 있거나 환경친화적인 자치행정에 중점을 두고 있는 20군데를 선정해 인터뷰를 진행했거나, 진행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남유진 구미시장, 이광준 춘천시장, 최명헌 제천시장 등이 인터뷰에 응해서 녹화를 모두 마쳤으며, 이 가운데 박 서울시장의 인터뷰 내용은 17일부터 환경TV를 통해 방영되고 있다. 이어 남 시장 등 다른 단체장들의 인터뷰도 순차적으로 전파를 탈 예정이다.

또 김관용 경북지사, 최문순 강원지사, 염홍철 대전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유한식 세종특별자치시장 등에게도 인터뷰를 요청해 일정을 조율 중이거나 요청할 계획이다.

환경TV는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을 적절하게 배분해 인터뷰 프로그램을 제작, 방영할 예정이다. 갈수록 중요도가 높아가는 환경문제에 대해 지방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단체장들의 비전과 철학을 듣는 좋은 기회여서 시청자들의 관심 또한 높다.

환경TV가 꼽은 인터뷰 대상 단체장 가운데는 김문수 경기지사도 '당연히' 포함돼 있었다. 경기도는 환경적인 이슈가 가장 많은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에 그가 어떤 세계관과 역사관으로 환경문제를 접근하는지는 앞으로 경기도민의 삶의 질과 아주 밀접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경기도는 대변인을 통해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다. 이유는 "환경이 지엽적인 문제여서"라는 것이다. 김지사 자신의 뜻인지 아니면 대변인실 차원의 거절 명분인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우리는 두 가지 측면에서 이 같은 답변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경기도의 세계관과 역사인식이 고작 그 정도밖에 되지 않았는가에 큰 실망감을 느낀다. 환경문제가 전지구적으로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문제 가운데 하나라는 것은 초등학생도 안다. 기후변화, 지구온난화, 탄소배출, 아열대성 기후로의 진행, 해수면 상승 등 국제적이며 동시에 국내적인 환경이슈들을 우리는 몸소 체험하고 있다.

비단 이렇게 큰 문제가 아니더라도, 음폐수 해양투기 금지에 따른 음식쓰레기 처리문제라든지 박근혜정부가 공약사항으로 제시한 환경서비스 품질의 개선 등 국가적인 환경과제에서부터, 경기도내의 산업단지 등에서 야기될 수 있는 환경유해물질 방지대책, DMZ 생태자원의 보전 방안 등 넓고 좁고 깊고 얕은 경기도의 환경이슈가 어디 한둘이란 말인가?

더구나 경기도는 올해 화성의 한 기업체에서 유해가스가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어떻게 환경문제를 ‘지엽적인 문제’라고 보고 있는지 경기도의 역사관이 지극히 의심스럽다.

두 번째는 김 지사가 이른바 대권후보이기 때문이다. 언제나 잠룡으로 분류되며, 지난해에는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해서 "살아있네"를 과시했다. 한 국가의 경영을 꿈꾸는 그가 환경문제를 이렇게 소홀히 보고 있다면 정말 큰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 김 지사에게 그럼 도대체 무엇이 지엽적이지 않은, 본질적이고 중요한 문제라는 말인가? 대한민국  모든 국민의 눈길을 쥐락펴락할만한 경기도의 이슈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세계 각국의 거의 모든 지도자들은 자국의 또는 글로벌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지혜와 기술을 모으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환경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지속가능한 발전이란 애초에 꿈도 꿀 수 없기 때문이다. 선진국의 지도자들일수록, 국제적으로 영향력이 큰 국가일수록 환경문제에 지극히 민감하고 많은 것을 투자한다. 그들에게 환경문제는 아주 본질적이고 중요한 문제다.

우리는 경기도 대변인의 답변이 차라리 대변인 개인의 생각이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김 지사의 의중이 반영된 답변이라면 건강하고 쾌적하고 지속가능한 환경에서 살고자 하는 경기도민과 국민들의 실망감이 너무 클 것이기 때문이다. (2013.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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