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2011년 화학물질 외부 배출량 조사 결과 발표
석유화학 분야 딜레마, "1급 발암물질 사용량 줄이기는 힘들어"
규제는 강화, "2014년부터 30인 이하 사업장 대해서도 조사할 것"

▲ 해상에서 바라 본 충남 대산 석유화학단지 (자료화면)

 

전국의 산업단지와 개별 산업체에서 사용되는 1급 발암물질 취급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유통량이 많은 415개 물질 중 하나 이상을 연간 1t이 넘게 사용한 전국 3159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 2011년도 화학물질 배출량 조사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인 415개 물질은 국내에서 연간 1t 이상 유통되는 물질이다.

그 결과 2011년 한 해 동안 사용된 화학물질은 모두 242개 물질 1억5050만t으로, 전년도 배출분(213개 물질 1억4300만t)보다 5.5% 늘면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이와 함께 1급 발암물질 사용량 역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242개 물질 중 국제암연구소(IARC)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은 벤젠, 폼알데히드 등 10개로, 2011년 기준 사용량은 모두 1922만6000t이다. 전년도보다 6.9% 늘어난 셈이다. 7년 전인 2004년(1293만8000t)과 비교하면 50% 가까이 늘어났다.

이 같은 증가세에는 화학업종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화학업은 전체 발암물질 사용량의 과반인 51%를 차지한다. 이어 고무·플라스틱업(17.2%), 석유정제업(15.4%) 순이다.

특히 석유화학산업의 경우 최근 몇년 간 해외 수출액이 증가하자 국내 공장 증설을 통해 발암물질을 포함한 원료 사용량을 많이 늘렸다는 게 환경부의 평가다. 2011년 증가분의 경우 울산 석유화학단지 내 관련 업계의 공장 증설이 원인이라는 진단이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2011년도 1급 발화물질 중 가장 많이 늘어난 것이 염화비닐이다"라며 "울산산단 석유화학업체가 공장을 증설하면서 많이 늘었다"고 밝혔다.

문제는 해당 물질들이 외부로도 배출된다는 점이다. 2011년도의 경우 전년보다 다소 줄기는 했지만 연간 404t의 1급 발암물질이 외부로 유출됐다.

하지만 대체재 개발의 어려움과 단가 문제로 1급 발암물질 사용을 당장 배제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대신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과학원 관계자는 "벤젠, 폼알데히드, 1,3-부타디엔, 염화비닐 등 네 가지는 우리나라 산업계에서 가장 많이 쓰는 발암물질로 사용을 금지하면 산업계가 흔들릴 것"이라며 "대신 2012년부터 시행된 'SMART(배출저감정책)' 프로그램 등을 통해 배출량을 줄이는 게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체 화학물질 중 외부로 배출된 화학물질은 5만2289t으로 전년도(5만34t)에 비해 4.5%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경남(18.9%), 울산(17.4%), 경기(16.2%), 충북(11.2%), 전남(7.4%) 등 5개 지역에서 전체 배출량의 71.1%를 배출했다.

화학물질별로는 자일렌이 33.4%로 가장 많았으며 톨루엔(13.3%), 디클로로메탄(7.1%), 메틸 일코올(7.0%) 순으로 배출됐다.

업종별로는 운송장비 제조업이 전체 배출량의 33.8%를 차지했다. 이어 고무·플라스틱 제조업(13.6%), 화합물·화학물질 제조업(8.9%)이 뒤를 이었다.

환경부 관계자는 "화학물질의 취급량과 배출량이 매년 증가하고 있는 만큼 기업의 꾸준한 배출저감 노력이 꼭 필요하다"며 "내년부터는 조사 대상을 30인 이하 사업장으로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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