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대비 하지 못할경우 자연의 '기습' 받을 영향 커져

 

‘사계절 기후가 아름다운 나라 대한민국’은 이제 옛말이 됐다.

이제는 그럭저럭 살만한 기후, 어쩌면 살기 힘든 기후 일지도 모른다.

지난 7월 한 달간 서울에 내린 비의 양은 무려 1,311.0㎜(이하 서울기준)였다.

이는 최근 30년간 7월 평균 강우량(394.7㎜)의 3.3배에 이르는것으로 기상을 관측한 1904년 이래 7월 기록으로는 1940년(1,364.2㎜) 이후 두 번째다.

기상전문가들은 한반도 날씨가 계절에 따라 변동폭이 커져 예측하기가 더 어려워졌고 제대로 대비하지 못하면 자연의 '기습'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여름엔 집중호우와 이상 고온이 지속되고 겨울에 기록적인 폭설과 한파가 반복되는 날씨가 몇년째 지속되고 있다.

최근 서울과 수도권을 덮친 이상 호우는 한반도 날씨의 이런 특징을 대변한다.

지난달 27일 하루 동안 서울에 내린 비의 양은 301.5㎜로 7월 강우량으로는 최고치에 이르렀으며, 일일 강수량으로는 1920년과 1998년에 이어 역대 세 번째다.

여기에다 지난해 8월 전국의 열대야(아침 최저기온이 25도 이상) 평균 일수는 2000∼2009년의 평균 열대야 일수보다 3배 많은 9.2일이었다.

6∼8월 92일 중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았던 날은 81일이나 됐다.

일각에서는 이렇게 집중호우와 이상 고온이 계속되자 일각에선 한반도가 아열대 기후가 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한반도는 겨울에 눈이 오고 봄, 가을엔 비가 내려 우기에만 비가 내리는 아열대기후에 진입했다고는 보기 어렵다.

올해와 지난해에는 기록적인 폭설과 한파가 한반도를 덮쳤다.

지난해 1월4일 서울엔 1937년 이래 최고인 25.8㎝의 눈이 내렸으며, 올해 1월16일엔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5.8도까지 떨어졌고 부산은 영하 12.8도로 96년 만에 가장 센 한파가 몰아쳤다.

올해 1월3일과 2월11일에도 포항과 영동지역에 폭설이 내려 피해가 속출하기도 했다.

이런 '극한 기록'만 놓고 보면 한반도는 빙하기에서 아열대 기후를 오가는 변화무쌍한 이상 기후대로 급변한 것이다.

이에 대해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허창회 교수는 "한반도는 원래 중위도 기후였지만 이젠 열대, 중위도, 한랭 등 3개 기후대가 섞여졌다"며 "어떤 해는 폭우가 오고 어떤 해는 폭설이 오는 등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기상이 불확실해졌다"고 말했다.

이렇게 들쭉날쭉한 날씨가 계속되는 것은 한반도의 지리적 위치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유라시아 대륙과 태평양 사이에 위치한 한반도는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로 대륙이나 해양 공기가 한쪽이라도 바뀌면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이에 집중호우나 폭설은 매년 겪는 일상화된 현상이라 간주하고 시스템 자체를 변화에 맞춰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기상청의 조주영 기후과학국장은 "변동폭이 큰 날씨는 지구 온난화가 끝나지 않는 한 계속될 것"이라며 "사회적으로 이를 대비할 시설 인프라가 강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승배 대변인도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서 특히 폭우나 폭설로 인한 피해가 크다"며 "내리는 비를 빨리 처리할 수 있는 배수시설 등 도시의 방재개념이 선진 시스템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성상훈기자 HNSH@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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