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검 결과 위(胃)에서 비닐 및 엉킨 끈 뭉치 등 발견돼

▲ 2012년 8월 26일 제주 김녕에 좌초된 어린 뱀머리돌고래 암컷의 모습 = 제공 국립수산과학원

 

지난해 8월 제주 앞바다에서 좌초 후 치료를 받던 중에 폐사한 뱀머리돌고래의 사인(死因)이 해양쓰레기 섭취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12일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월 정확한 폐사원인을 밝히기 위해 뱀머리돌고래의 부검을 실시한 결과 매우 야윈 상태로 근육량과 지방층이 부족하고 비닐(크기 약 80×50cm) 및 엉킨 끈 뭉치(지름 약 8cm ) 등으로 위가 확장된 것이 확인됐다.

위 내 이물질로 인한 소화기 폐색이 만성적인 영양결핍을 초래해 폐사한 것으로 고래연구소는 분석했다.

돌고래는 물속에서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얇은 피부아래 두꺼운 지방층을 가지는데 영양결핍이 있는 경우 층이 매우 얇아진다.

지난해 8월26일 제주 김녕 앞바다에 살아있는 어린 암컷 뱀머리돌고래(몸길이 2.14m, 체중 71.3㎏)가 해안가로 떠밀려왔다.

해양경찰과 지역 주민들은 구조 활동을 벌여 마르고 기운이 없는 뱀머리돌고래를 바다로 돌려보냈다. 그러나 다시 해변가로 밀려온 돌고래를 제주 소재 돌고래 사육장으로 이송, 치료를 했으나 구조된 지 5일 만에 폐사했다.

인간 활동에 의해 발생되는 해양쓰레기는 고래, 바다거북, 바닷새와 같은 해양생태계 내 상위포식자를 폐사시키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실제 2011년에 고래연구소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서해안에서 죽은 채 발견된 바다거북과 고래류의 위에서 비닐, 플라스틱 등이 발견됐다.

손재학 수산과학원장은 "뱀머리돌고래의 죽음이 고래류가 해양쓰레기로 인해 폐사한 것을 직접 확인한 국내 최초의 사례"라며 "바다에 쓰레기가 유입돼 이러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국민들이 환경보호에 앞장 서 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과 지중해의 온대와 열대의 대륙붕 외곽에 서식하고 있는 뱀머리돌고래는 몸길이 2~3m, 체중은 90~150kg다. 일반 돌고래와 달리 도마뱀의 머리를 닮아 주둥이와 이마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news@eco-tv.co.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