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산사태 위험 1등급 지정후 지자체에 통보 안해, 서초구..산림청의 산사태 예보 묵살

 

산림청이 우면산을 산사태 위험 1등급 지역으로 지정했지만 관할 서초구청에는 통보하지 않았다. 서초구청은 산림청의 산사태 예보를 묵살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04년 산림청은 전국을 대상으로 산사태 위험지를 판정해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했는데 이번 우면산에서 산사태가 난 지역은 위험 1등급 지역에 해당한다.

위험등급은 경사 길이, 토양을 구성하는 암석, 수목 조성 등에 따라 1~4등급으로 나뉜다. 경사 길이가 길고 경사도가 급할수록 산사태 위험점수가 높아진다. 산을 구성하는 기본암석이 퇴적암인 경우보다는 변성암인 경우가 역시 산사태 위험도가 높다.

이런 기준에 따라 점수가 181점 이상이면 ‘산사태 재해 위험성이 최상’인 1등급, 121~180점이면 산사태 재해 위험성이 높은 2등급, 61~120점이면 재해위험성이 간인 3등급, 60점 이하일 경우는 재해 위험성이 낮은 4등급이다.

우면산 일대는 기준점수가 190점에 달해 산사태 위험 1등급 지역이었지만 정작 관할 구청은 이런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서초구청의 산지 안전관리 담당자인 김영조 공원녹지과 자연생태팀장은 "이곳이 산사태 1등급 지역이라는 사실을 고시받은 바가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우면산에는 ‘산사태 위험등급’과는 무관하게 지난해 사고가 난 곳에만 침사지 설치·암석스크린 공사·친환경 사방구조물 공사 등을 했다. 김 팀장은 “지난해 사고지역은 현재 사방구조물 공정률이 75%에 불과한데도 피해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산림청에서 우면산 일대가 산사태 1등급 지역이라는 사전 통지가 있었다면 보강공사를 통해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던 사고였다.



하지만 산림청은 서초구청이 자신들의 산사태 예보를 묵살했다고 주장했다.

산림청은 산사태위험지관리시스템에 따라 일강우량이 80mm이상이면 산사태주의보를, 150mm이상이면 산사태경보를 내리도록 지자체 관계자들에게 SMS로 안내하고 있다.

해당 지자체는 이를 통해 단체장의 결정으로 주의보나 경보를 내리고 주민들에게 대피하도록 지도해야 한다.

산림청은 관계자는 "산사태가 발생하기 15시간 전인 26일 오후 5시 산사태주의보 발령을 요청하는 SMS를 서초구 담당 공무원 4명에게 전달했다"며 "이 SMS는 이어 10여 차례나 발송했고 사고가 발생한 시점인 27일 오전 8시에는 산사태 예보를 발령하라는 내용으로 산림청장 명의의 공문까지 발송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초구는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서초구청은 산림청의 산사태 예보를 무시하고 안일하게 대처하다 결국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산림청 역시 전 국토 산지를 대상으로 산사태 위험등급을 분류해놓고도 이를 지방자치단체와 공유하지 않았다.

하지만 산림청과 서초구청은 자신들의 잘못은 간과한채 서로 상대에게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는 재해대책 기관들 사이의 소통 부재와 자신이 맡은 일만 하면 된다는 전형적인 공무원식 사고방식이 만들어낸 인재라며 이같은 사고가 재발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재해관련 기관 사이의 공조 시스템을 정비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심재훈 기자 jhsim1@eco-tv.co.kr

[관련기사]
"기후변화 대비한 수방대책 세워야"
우면산 제거못한 지뢰 소량 남아있다
중부 29일까지 150mm 더 온다
"서울 맞아?" 도시기능 사실상 마비
우면산 초토화...7명 사망
트위터 위력...뉴스보다 빠르다
춘천 펜션사태 사망자 13명으로 늘어
폭우 속 비피해 잇따라 (종합)
산사태로 춘천 펜션 무너져 9명 사망
장마 끝났는데 집중호우 "왜?"
폭우·침수에 출근길 '대란(?亂)'
서울,경기 ‘물 폭탄’..250mm 더














jhsim1@eco-tv.co.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