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체내 납·수은·카드뮴·프탈레이트 농도 높을 수록 영유아 인지·성장에 부정적 영향

임신 중 소금이 많이 들어간 짠 음식을 자주 섭취하면 아이의 성장과 인지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한 모유를 수유한 아이일수록 아토피 발생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2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산모·영유아의 환경 노출에 의한 건강영향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2006년부터 6년간 산모 1700여명과 영·유아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팀은 산모의 체내에 있는 납, 수은, 카드뮴, 프탈레이트 등 유해물질에 대한 농도 분석 자료를 토대로 자녀의 성장도와 인지 능력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혈중 납 농도가 평균(13㎍/ℓ)보다 높은 산모에서 태어난 아이는 만 2세가 됐을 때 평균적으로 남아는 177g, 여아는 204g 체중이 적었다. 일반적으로 소금 등 나트륨을 과다 섭취할 경우 체내의 납 농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황새치, 상어, 고래 등 대형어류를 통해 인체에 유입될 수 있는 수은의 경우 제대혈의 수은 농도가 1㎍/ℓ 증가할 때마다 만 2세 유아의 체중이 360g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임신 말기의 수은 농도 역시 1㎍/ℓ 증가할 때마다 유아의 체중이 186g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납의 경우 신체 발달 외에 아이의 인지 발달과도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산모가 이타이이타이병의 원인인 카드뮴에 일정 수준 이상 노출돼 있을 경우에는 체내 납 농도가 높아질 수록 아이의 인지 발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모의 임신말기 혈중 카드뮴 농도가 1.5㎍/ℓ 이상인 경우 납 농도가 10㎍/ℓ 높아질 때마다 6개월 영아의 인지반응 점수는 3.20점, 행동반응 점수는 2.86점 낮아졌다. 카드뮴의 경우 공장에서 유출된 폐수가 수산물의 내장 등에 축적됐다가 인체에 유입되는 경우가 많다.

플라스틱 소재를 통해 인체에 유입될 수 있는 프탈레이트 역시 체내 농도가 높을 수록 6개월 영아의 인지 발달에 영향을 미쳤다. 다만 프탈레이트의 경우에는 남자 아이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모유 수유가 영유아의 인지발달과 건강을 증진하는 데 기여한다는 결과도 다시 한 번 확인됐다.

12개월까지 모유만 먹고 자란 영아의 인지점수는 103.8점으로 12개월 영아 전체의 인지점수 평균(101.2점)에 비해 2.6점, 조제분유만 먹고 자란 아이의 평균(97.1점)보다 6.7점 높았다.

아토피 피부염 발생도 줄었다. 생후 6개월까지 전체 칼로리의 80% 이상을 모유로 섭취한 아이는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아토피 피부염의 발생률이 51% 낮게 나타났다.

환경부 관계자는 "임신을 준비 중인 예비 산모나 임산부는 야채와 과일을 많이 먹고 충분한 엽산과 칼슘을 섭취하는 한편, 소금을 적게 먹는 등 건강한 식습관을 갖는 것이 좋으며 뜨거운 음식을 플라스틱 용기에 담거나 훼손된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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