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여부를 가늠하는 체질량지수(BMI)가 정상인 사람 10명 중 3명이 실제 체지방률 분석에서는 비만에 해당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김미경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내과 교수팀은 2009~2010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20세 이상 1만2217명(남 5313명, 여 69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BMI가 정상인 사람의 32%가 과체중 이상의 체지방률을 가진 '정상체중 비만'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비만도를 평가하는 기준인 BMI는 자신의 체중(㎏)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으로, 지방과 근육을 구분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예를 들어 근육이 많은 운동선수의 경우 BMI 상으로는 비만에 속하지만, 실제로는 근육량이 많고 지방량은 적은 건강한 체형일 가능성이 크다.

이와 반대로 BMI는 정상 체중에 속하지만 체지방률(전체 체중에서 지방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경우를 '정상체중 비만' 또는 '내장지방형 복부비만'이라고 한다.

연구팀의 조사결과 정상체중 비만은 배에 과도한 지방이 쌓인 '사과형 비만'이 흔했다.

허리둘레 측정으로 남자의 경우 90㎝ 이상, 여자의 경우 85㎝ 이상이면 정상체중이면서도 내장비만, 즉 복부 비만에 해당한다.

또한 과체중 체지방률은 남성 21%, 여성 33% 이상이며 체지방률이 남성 26%, 여성 36% 이상이면 비만에 해당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BMI가 정상체중이면 운동이나 식습관 개선 등 노력을 하지 않을 수 있는데, 정상체중 비만일 경우 체지방률이 높아 인슐린저항성이 높아지고 고중성지방혈증이 동반돼 당뇨병이나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 위험이 높다"며 우려했다.

이번 연구논문은 국제학술지 '임상내분비학(Clinical Endocrinology)'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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