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다음달부터 미국산 쇠고기 수입 조건을 완화하기로 하자 미국 정부가 즉각 환영의 뜻을 표했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28일(현지시간) 약사·식품위생심의회에서 "2월1일부터 미국산 쇠고기 수입 요건을 현행 '생후 20개월 이하'에서 '생후 30개월 이하'로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후생노동성은 내달 1일 전국 검역소에 규제 완화 사실을 통지할 예정이며 실제 수입은 2월 중순 이후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생후 30개월 이하인 소라도 광우병(BSE) 병원체가 축적되기 쉬운 소장 일부와 편도선은 제거해야 한다.

후생노동성은 또 캐나다와 프랑스산 쇠고기는 생후 30개월, 네덜란드산 쇠고기는 생후 12개월 이하일 경우 각각 수입을 인정하기로 결정했다.

일본 정부는 2003년 광우병이 발병하자 미국과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을 전면 금지했었다. 이후 2005년 12월 금지 조치를 해제하며 생후 20개월 이하인 소에 대해서만 수입을 재개해 왔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국제 기준을 들어 수입 조건 변경을 요구하자 "최근 10년간 태어난 소 가운데 광우병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소가 없다"며 수입 기준 완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대해 미국은 적극 환영 의사를 나타냈다.

론 커크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28일 성명을 내고 "미·일 쇠고기 교역에서 역사적이고 의미 있는 조치"라며 "미국산 쇠고기의 90% 이상이 이 기준에 부합한다"고 반색했다.

반면 일본소비자연맹 등 단체들은 "미국의 소 나이 확인 방법이 완전하지 않고 광우병 검사율도 낮다"며 "이번 결정은 국민의 안전을 경시한 폭거"라고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한편 USTR가 조만간 우리나라에도 쇠고기 시장 개방 확대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미간 쇠고기 협상 합의에 따르면 개방 수준과 관련해 상대방의 요구가 있을 시 협의에 응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협상 초창기 제기된 광우병 우려로 30개월령 미만의 미국산 쇠고기만 수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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