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령도 물범바위의 물범 =제공 국립생물자원관

 

우리나라 연안이 러시아와 중국을 주 서식처로 하는 물범 개체들의 유전자 교류의 장이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립생물자원관은 30일 서해, 남해, 동해에서 발견된 물범 사체 15구와 러시아, 중국에 서식하는 개체의 유전 형질을 비교 분석한 결과를 발표하며 이 같이 밝혔다.

자원관에 따르면 우리나라 연안에 서식하는 물범의 유전적 형질은 러시아 표트르대제만과 중국 랴오둥만에 서식하는 소위 '남방계 물범'의 유전적 형질을 공유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이항 교수팀이 각각의 시료를 분석해 본 결과 국내에서 확인된 15구 중 5구는 유전적으로 러시아 개체군에 속했다.

그러나 나머지 10구의 경우 명확하게 어느 한 쪽이라고 말할 수 없는 중간형인 것으로 분석됐다. 러시아와 중국을 주 서식지로 하는 두 개체가 우리나라란 중간 서식지를 통해 유전적으로 교류가 있었다는 게 확인된 셈이다.

자원관 관계자는 "예를 들면 80%는 중국 랴오둥만에 서식하는 개체의 유전 형질을 가졌지만 나머지 20%는 그렇지 않았다"면서 "10개 시료의 경우 이 비율도 각각 달라 오랜 세월 동안 유전 형질을 교류해왔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자원관은 중국 랴오둥만 개체군의 경우 최근 들어 불법포획과 환경오염으로 인한 서식지 훼손, 어업용 그물 푸획 등으로 개체 수가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우리나라 인근 해역의 개체를 보호하는 것이 랴오둥만 개체군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자원관 관계자는 "물범과 같은 이동성 동물의 경우 인접 국가들 간의 긴밀한 협력을 통한 국제적 노력이 멸종위기종 보전과 보호를 위해 필수적"이라며 "보호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물범은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종 2급에 속하는 동물로 현재 국내에선 2가지 유형의 개체군이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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