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 스튜어드, 캠프 이던알렌 정확한 위치 짚어내, 마을주민 자녀 소아마비 증언도 청취

 

고엽제 증언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필 스튜어드씨가 주한미군으로 근무할 당시 고엽제를 살포 현장을 지목하며 비무장지대(DMZ) 이남 지역에서 광범위한 고엽제 사용이 있었음을 증언했다.

26일 현장 검증을 위해 고엽제대책회의와 함께 파주시 미군부대 현장을 방문한 필 스튜어드 씨는 캠프피터슨과 캠프이던알렌을 차례로 방문한 뒤 근무 당시 고엽제 살포 현장을 둘러봤다.

첫 번째 방문지인 파주시 광탄면 하나로마트 인근 구 캠프피터슨을 둘러본 스튜어드씨는 "공릉천의 지류를 따라 당시 미군 부대가 위치해 있었다"며 "산 위는 헬기로 고엽제를 살포했으며 한 달에 한 번씩 직접 트레일러와 살포도구를 사용해 인근 지역에 고엽제를 뿌린 후 개울가에서 살포도구를 세척했다"고 증언했다.

또 "당시 살포를 명령했던 상급자는 고엽제로 씻거나 만져도 아무 이상이 없다고 했지만, 고엽제 살포 후 작업복이나 작업도구를 방치해두면 얼마 지나지 않아 껌처럼 녹아내리는 것을 목격했다"고 밝혀 고엽제 독성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필 스튜어드 씨가 고엽제를 살포했다고 지목한 파주시 파평면 마산리 일대

두 번째 방문한 파주 파평면 마산리에 위치한 캠프이던알렌에서는 당시 ‘돌곶이’라는 정확한 지명을 기억하며, 기지 내 헬기장 터와 고엽제를 살포했던 언덕의 위치를 지목해 증언의 신뢰성에 힘을 싣기도 했다.

고엽제가 살포된 인근 지역 주민들이 심각한 고엽제 후유증을 앓고 있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돌곶이 지역에서 만난 김남영씨는 고엽제 살포당시 부대 인근에서 근무했던 주민으로, "당시 태어난 자녀 중 한명이 소아마비로 16세 때 사망했다"고 증언했다.

필 스튜어드씨는 기자회견에서 “미군측은 당시 고엽제를 DMZ 내부에만 뿌렸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캠프이던알렌'이 민간마을에 고엽제를 살포했다는 증거”라며, “서울의 한 보급 창고에 대량의 고엽제가 보관돼 DMZ에서부터 부산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전역에 고엽제가 살포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고엽제가 이렇게 심각한 후유증을 낳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절대 후임병들에게 고엽제 살포 명령을 내리지 않았을 것”이라며, “당시 함께 고엽제를 살포했던 세 명의 동료들과 함께 한국에 와 증언을 할 수 있게 해준다면 정확한 사용처와 용도, 폐기여부 등의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퇴역군인인 필 스튜어드씨가 임진강변 고엽제 살포현장을 둘러본 뒤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 권윤 기자 amigo@eco-tv.co.kr

하우스씨와 스튜어드씨를 비롯한 민간조사단은 27일 왜관 캠프캐럴 기지 내부를 방문해 고엽제 매립 장소를 지목할 예정이다. 하지만 정부와 주한미군 사령부는 최초 매립을 증언했던 스티브 하우스 씨만 기지 내부 출입을 허용하기로 결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고엽제대책회의는 "하우스 씨 혼자 내부에 들어간다는 정부의 방침을 수용할 수 없다"며 "민간조사단이 함께 들어가 매립장소를 찾아내는 것이 진실을 밝히는 미군 측의 올바른 태도일 것" 이라고 밝혔다.

정순영 기자 binia@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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