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보행 친화도시 서울 비전' 발표…보행 도로 늘리고 속도 제한 강화해

▲ 제공 서울시

 

오는 3월부터 매월 세 번째 일요일에는 세종로를 보행자 전용 도로로 지정해 차가 다닐 수 없게 된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 보행 관련 모든 정책과 사업의 목표와 방향을 제시하는 '보행 친화도시 서울 비전'을 21일 발표했다.

시는 이날 발표한 '보행친화도시 서울 비전'에 따라 '쾌적하고, 안전하며, 편리하고, 이야기가 있는' 서울 거리를 만들기 위해 모두 10가지 사업을 추진한다.

먼저 보행자만 다닐 수 있는 '보행전용거리'를 확대 운영한다. 시는 보행량, 도로 기능, 교통량 등을 고려해 지역 실정에 맞게 '주말형'과 '전일형' 두 가지 형태로 지정해 운영할 계획이다.
 
지난해 시범운영을 거친 세종로를 첫 '주말형 보행전용거리'로 지정하고 오는 3월부터 매월 세 번째 일요일로 정례화한다. 시는 운영 성과를 분석해 하반기부터는 주 1회로, 2014년 이후에는 양방향 전면 실시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차가 없는 세종로에는 재활용 나눔장터, 농산물 직거래 장터, 열린 예술 극장은 물론 시민이 참여하는 체험형 문화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세종로와 함께 시는 외국인 문화거리 '이태원로, 강남스타일의 상징거리인 '강남대로', 전통문화 상가 밀집거리인 '돈화문로'는 '주말형 보행전용거리'로, 세계음식거리 '이태원길', 패션 거리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젊음의 거리인 홍대 앞 '어울마당로'는 '전일형 보행전용거리'로 운영할 계획이다.

또 차량만 통제하는 '보행전용거리'와는 달리 보도 확장, 안전시설물 설치, 지역 보행로 특화 등을 통해 '보행친화구역'을 2014년까지 5곳을 조성한다. 조성 대상은 시내 첫 대중교통전용지구인 '연세로', 역사문화탐방지역인 '성북동길',  보행인구가 많은 '강변로(광진구)'․'영중로(영등포구)', '대학로' 등 5곳이다.

이와 함께 도로 규정 속도를 하향 조정하고 어린이 보행안전구역을 새롭게 지정하는 등 안전한 보행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방안도 추진한다.

우선 시는 주택가 이면도로의 차량 속도를 제한할 계획이다. 편도 1차로는 기존 40㎞/h에서 30㎞/h로, 편도 2차로는 60㎞/h에서 50㎞/h로 조정해 상반기 10개 도로에서 추진할 계획이다. 하반기부터는 청계천 등 도심 주요도로를 시범적으로 50㎞/h에서 30㎞/h로 조정하고 향후 종로, 남대문로, 세종로로 확대할 예정이다.

교통약자인 어린이 보행 안전을 위한 '어린이 보행전용거리'도 올해 화계(강북구), 용마(광진구), 대광(성북구) 등 10개 초등학교 앞 도로에서 시범 운영한다. 이 도로에는 교통안전 노면표시, CCTV 추가 확충 등 시설 개선뿐만 아니라 등・하교 시간대에 학교 앞 도로의 차량 통제가 이뤄진다.

어린이 보행전용거리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 아이들이 마음대로 다니는 공간인 '아마존'도 2014년까지 은평, 동대문, 노원, 성북, 구로 5개 구 모두 7곳에서 시범 운영한다. '아마존'은 교통안전지도사 배치는 물론 금연거리 지정, 자율방범순찰대 운영, 혼잡한 학원차량 일원화 등을 통해 어린이 보행 안전은 물론 각종 범죄로부터도 보호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한다.

어르신, 시각 장애인 등 교통약자들도 어려움 없이 걸을 수 있는 보행 환경도 조성된다.

2014년까지 지하철 역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를 2678대 추가 설치하고 시각장애인을 위한 '목적지 음성인식 안내서비스'가 지원되는 시내버스 정류소를 400곳으로 확대한다. 또 시각장애인용 음향신호기 기능을 개선하고 매년 1000대씩 확대 설치할 계획이다. 횡단보도 신호등 녹색시간도 연장도 경찰과 협의를 통해 1.0m/s에서 0.8m/s로 완화할 계획이다.

도심 내 모든 교차로에 횡단보도 전면 설치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횡단보도가 없는 광화문, 안국동, 흥인지문, 시청 앞 교차로 등 도심 내 주요 교차로와 지하보도, 육교 지점에도 횡단보도를 설치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보행에 역사와 문화, 이야기를 불어 넣는 작업도 병행한다. 도심보행 축제인 '보행친화도시 서울 걷기대회(가칭)'를 개최하는 한편 2015년 서울성곽 유네스코 등재 계획과 병행해 도심 내 고궁, 쇼핑, 역사문화공간 등 명소를 잇는 '도심보행길(프롬나드)'도 개발할 계획이다.

시는 2014년까지 10개 사업에 630억원을 투입, 현재 16%인 보행수단 분담률을 2020년 2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박원순 시장은 "이번 비전은 우리가 길을 걸으면서 한번 쯤 불편하거나 위험하다고 생각했던 것에 대한 성찰에서 비롯됐다"며 "자동차에 중독돼 있던 도시 체질을 천천히 바꿔 시민 모두가 걸어서 해결하고 걷는데서 해답을 찾는, 말 그대로 '보행친화도시'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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