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캐럴 많이 변했어도 매립장소 정확히 지목 가능, 매립지 주변 동물 사체 목격하기도

 

고엽제 매립증언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스티브 하우스 씨가 캠프캐럴 매립 현장을 분명히 지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캠프캐럴 고엽제 매몰의혹을 처음 제기한 스티브 하우스씨는 25일 고엽제국민대책위원회와 야당이 공동주최한 국회간담회에서 캠프캐럴 매립지를 기억하겠느냐는 민주당 정동영 의원의 질문에 “기지 내부가 많이 변하고 약간의 위치 조정이 있겠지만 현장에 도착하면 분명히 매립 위치를 지목할 수 있을 것”이 라고 밝혔다.

한미공동조사단의 중간조사발표 결과 하우스씨가 매립 위치로 증언한 헬기장 주변에 고엽제 매립 정황을 발견하지 못한 상황이다. 따라서 하우스 씨가 기지 내부에서 매립 장소를 정확히 짚어낸다면 조사단 분석결과를 뒤집을 수 있는 결정적 단서가 나올 수도 있다.

또 하우스 씨는 “1978년 고엽제를 캠프캐럴에 매립한 다음해인 1979년 매립장 주위에 노란색의 액체가 고여 있는 것을 목격했고 주위엔 새와 산짐승 등 수많은 동물들이 죽어 있었다”고 증언해 당시 상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미국 측의 고엽제 매립 문제의 대책수립을 위한 의견을 묻는 김선동 의원의 질문에 “캠프캐럴 고엽제 매립 문제로 한국인과 당시 주한 미군, 그들의 가정에 본의 아니게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히고, “어떤 방식으로든 미군과 미국 측의 진실규명을 위한 대책이 마련되길 바란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또 “건강이 매우 안 좋은 상태이지만 진실을 한국인들에게 전해야 한다는 생각에 한국방문을 결심하게 됐으며, 미국이 의도적으로 저지른 사건이 아니란 점을 밝히고 불미스런 사건으로 인해 한미관계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함께 증언에 나선 필 스튜어드 씨는, 미군측이 행정자료 없이 고엽제를 매립할 수 있냐는 이미경 의원의 질문에 대해 “미군은 절대 문건에 근거하지 않고 일을 처리하지 않으며, 주한미군 측이 미국정부의 군 관련 비밀해제 명령에도 불구하고 30년이 넘은 캠프캐럴 관련 문건을 공개하지 않는 것은 명백히 미국의 명예를 실추시키지 않기 위한 군의 발뺌”이라고 주장했다.


▶스티브 하우스 씨가 미국에서 가져온 매립장소 사진

하우스씨는 이날 질의답변에 앞선 증언발언을 통해 "캠프캐럴에 1978년 5명의 중장비 기사들이 함께 D구역에서 모래재질의 폭 25~30피트, 깊이 20~30피트, 3/4 블록 크기의 참호를 팠고, 올리브 그린색의 55갤런 드럼통, 또 오렌지색 줄과 노란색 글씨로 ‘화학물질, 형태 : 오렌지’, ‘1967년’, ‘베트남’ 등 글씨가 써 있는 드럼통들을 덤프트럭들이 운반한 사실이 있다"고 증언했다.

이후 하우스 씨는 캠프캐럴 고엽제 매립과 관련한 후유증 보상을 위해 2006년 미 보훈처에 장애수당을 신청했지만 보훈처는 한국의 고엽제 매립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고 현재 보훈처에 다시 행정소송을 청구해 보상 결정을 기다리는 중이다.

스튜어드 씨는 “1968년 캠프피터슨에서 수동펌프와 분사장비 실은 트레일러로 기지 주변 고엽제 살포장면을 목격했고, 드럼통이 중대트럭에 실려 외부로 나가는 것 수차례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스튜어드씨의 증언에 따르면 살포물질은 에이전트 오렌지, 에이전트 블루, 모뉴론 이라는 물질로, '캠프 이선 알렌' 내의 고엽제 드럼통 100여개 외에도 스푼빌 브릿지 캠프, 자유의 다리, 리비교의 순찰보트 선착장에도 고엽제 드럼통 보관됐다. 또 정기적으로 부하들과 함께 세 다리의 남북단 교두보와 선착장 주변에 고엽제를 살포했다.

특히 캠프 이선 알렌 주변과 캠프경계 담장 따라 나 있는 도로변 배수로에서도 정기적으로 고엽제 살포한데다, 작업 후 마을 빨래터에서 분사장비를 세척하고 민간 도우미들이 장병 군복 세탁했다고 증언해 민간인 피해 역시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국회에서는 전 주한미군 스티브 하우스씨와 필 스튜어드씨의 고엽제 매립, 살포를 증언하는 간담회가 열렸다.


고엽제 대책회의는 지역주민의 건강권을 보장하고, 한미공동조사단의 조사목표를 모든 화학물질 오염 대상기지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정부의 적극적인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한미 SOFA 개정과 함께, 미국정부와 주한미군사령관의 사과, 캠프캐럴 오염 정화 등을 촉구했다.

한편 27일로 예정된 스티브 하우스 씨와 필 스튜어드 씨의 캠프캐럴 기지 방문일정은 아직 주한미군으로부터 정확한 답변을 듣지 못한 상태로, 두 사람이 기지 내부로 들어가지 못 할 가능성도 있다.

정순영 기자 binia@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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