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억원에 가까운 혈세를 투입하고도 아직도 개시를 못한 한강 '플로팅 아일랜드', 일명 세빛둥둥섬의 전 임대사업자가 소송에서 잇따라 패소했다.

무리한 사업으로 인한 부작용의 여파가 법원 판결을 통해 속속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70단독 정봉기 판사는 세빛둥둥섬 투자 사기에 속은 이모씨 등 5명이 전 임대사업자 C사의 실제 대표 정모(47·수감중)씨를 상대로 낸 주식인도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7일 밝혔다.

정 판사는 피고가 원고들에게 C사 주식 1만3800여주를 양도하라고 판시했다.

사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5년과 벌금 6억원의 중형을 받은 정씨는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정씨는 2010년 민간사업자인 ㈜플로섬에게 세빛둥둥섬을 임대받은 후 중도금을 마련하지 못해 고심하다가 '대박을 내 분기바다 순이익 절반을 배당하겠다'고 피해자들을 속여 35억원을 받아 챙겼다.

이번 소송에서 이긴 5명은 당시 정씨에게 35억원을 주고 C사 주식을 산 투자자들이다.

앞서 C사는 숱하게 민사소송을 당했고 그 때마다 완전 패소했다.

이로 인해 상점이나 자동판매기를 운영하는 대가로 받은 보증금까지 모두 잃을 상황인 것으로 전해진다.

세빛둥둥섬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한강 르네상스' 핵심 사업으로 추진한 수상 복합시설로 막대한 돈을 들였지만 허술한 설계에 투자 사기 등의 악재가 겹쳐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현재 서울시는 C사를 임대사업에서 배제하고 다른 사업자를 찾고 있지만 실정이 여의치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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