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조반, 9월7일 국회 급발진 추정 사고 결과 발표 자료와 상반되는 결과 발표해

국토해양부 산하 급발진 합동조사반(이하 합조반)이 추가로 조사·발표한 SM5 LPG 차량 사고기록장치(EDR) 안에 브레이크 작동 여부 데이터가 있는데도 발표에서 누락한 정황이 포착돼 파장이 예상된다.

21일 합조반은 국토부 브리핑룸에서 자동차 급발진 2차 조사 결과에 신규로 포함된 SM5 뉴 임프레션 LPG 모델의 EDR을 분석한 후 차량의 사고 당시 속도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조사 결과는 르노삼성에서 제공한 'DDT2000'이라는 전용 프로그램을 통해 EDR을 분석한 것으로, 2개의 사고 기록을 조사한 결과 각각 50㎞, 60㎞ 안팎의 사고 당시 속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브레이크 작동 여부 등 다른 데이터는 확인이 불가능했다. 그러다보니 해당 차량에서 급발진이 있었는 지를 알 수 없다는 게 합조반이 내놓은 결론이다.

합조반 관계자는 "프로그램의 버전이 낮아서 이 이상 분석이 안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사고기록추출장치의 신뢰도 평가를 한 후 이 사실을 알고 발표 여부를 고민했지만, 사고 당사자가 발표를 원해서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합조반, 브레이크 작동 여부 확인한 적 있어
이같은 합조반의 결과 발표가 의아한 이유는 합조반이 이미 동종 모델의 EDR을 분석, 브레이크 작동 여부를 확인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월7일 합조반이 국회에 제출한 '급발진 추정사고 조사결과' 자료의 미 공개 EDR 분석 현황을 살펴 보면 SM5의 EDR을 분석한 결과가 포함돼 있다. 이 보고 자료는 2010년 10월8일 경남 경주시 보문동에서 발생한 2011년식 뉴SM5 LPG 급발진 의심 사고 차량 내 EDR을 분석한 결과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SM5 모델에서 최소한 속도와 브레이크의 작동 여부는 알 수 있다.

물론 모델 자체의 차이는 있다. 합조반이 21일 브리핑룸에서 분석한 차량은 2009년식 SM5 뉴 임프레션이며 국회 제출 자료에 포함된 차량은 2011년식 뉴SM 신형이다.

그러나 두 모델 모두 동일한 회사(오토리브)의 동일한 사양을 지닌 에어백을 사용하고 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SM5 뉴 임프레션에서 뉴SM 신형으로 넘어가면서 변화한 것은 프레임(차체)과 CVT 장착 여부"라며 "에어백의 경우 프레임 변화와 상관이 없으며 두 모델 모두 동일한 사양의 에어백을 이어서 사용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결국 합조반은 동일한 모델의 에어백에서 하나는 브레이크 작동 여부를 밝혀 냈고 하나에서는 브레이크 작동 여부를 확인하지 못한 셈이다.

▲ 출처 국회

 

◇전용 장비 있는데도 사용 안 했나…내부 의견 엇갈려
전용 장비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지적에서도 이 사안은 자유롭지 못하다.

이날 합조반이 SM5 LPG 모델의 데이터를 추출한 장비인 DDT2000은 르노·닛산 개발 진단 도구로 엄밀히 말해 오토리브 사에서 만든 제품 전용 장비는 아니다.

때문에 신뢰도가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합조반 반장인 윤영한 교수는 "오토리브 사의 CDR도 확보했다"면서 "적합한 연결선 문제 등 기술적인 문제가 있어서 이번에는 못했지만 다음에는 이 장비를 통해 시험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의견에 대해 다른 합조반 관계자들은 "누가 그런 얘기를 했느냐"면서 "오토리브 장비는 없다"고 못박았다. 내부 의견조차 엇갈리는 상황인 것.

합조반이 전용 장비를 확보했는 지의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윤반장의 증언대로 전용 장비가 있다면 해당 장비로 다시 한 번 읽어보기 전까지 이 EDR의 조사는 '진행 중'으로 남을 수밖에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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